토요타·마쓰다·야마하발동기·혼다·스즈키 등 5개 업체서 부정행위 적발
신고 모델 38개 중 6개 차종 현재도 생산
완성차 업계 “부정행위 사례 더 늘어날 수도”, 국내 업계도 예의주시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계 1위 토요타자동차를 비롯해 일본 주요 완성차 업체 5곳에서 자동차 성능 시험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계도 이번 사태가 국내외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4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현지 공영방송 NHK 등에 따르면 일본의 국토교통성은 지난 3일 토요타를 비롯해 마쓰다, 야마하발동기, 혼다, 스즈키 등 5개 업체로부터 자동차 성능 시험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보고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들 업체가 인증 부정을 신고한 모델은 모두 38개이며, 이 가운데 지금도 생산되고 있는 차량은 6개 모델이다. 국토교통성은 6개 모델에 대해 출하 정지를 지시했다. 국토교통성은 신고된 차종이 국가 형식 지정 신청 과정에서 회사 측이 보행자 보호 시험에서 허위 데이터를 제출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토교통성은 이번 사태와 관련 “부정행위는 신뢰를 해치고 자동차 인증제도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토요타는 코롤라 필더, 코롤라 악시오, 야리스 크로스 등 현재 생산 중인 자동차 3개 모델과 크라운, 아이시스, 시엔타, 렉서스 RX 등 과거에 만들었던 4개 모델 등 7종에서 부정행위가 드러났다.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 회장은 전날 오후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룹 내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그룹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국토교통성은 이른 시일 내에 관련 법률에 근거해 혼슈 중부 아이치현 도요타시에 있는 도요타 본사에서 현장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국내 완성차업계도 이번 사태가 우리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토요타 자회사에서 본사까지 문제 소지가 확산된 데다 부정행위 대상 차량 규모만 수백만 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외에서 대규모 리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유사 사례가 추가로 드러날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토요타는 전 세계적으로 ‘믿고 탈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지켜온 브랜드”라며 “이번 사태는 ‘자기인증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부정행위라는 점에서 브랜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1년 전부터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부정행위 대상 차종이 갈수록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조사 결과에 따라 이번 사태의 여파가 미풍으로 그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폭스바겐그룹의 '디젤게이트 사태'를 비롯해 일부 글로벌 브랜드에서 부정행위가 적발됐지만, 결과적으로 판매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면서 “그만큼 소비자들도 이러한 이슈에 내성이 생겼다는 방증으로 봐야하는데 이번 사태가 토요타나 렉서스 브랜드 차종의 판매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