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직구 규제 ’ 비판 후 ‘추가 발언’ 없어
그사이 오세훈 반박에 한동훈·유승민 재반박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정부의 해외 직접구매(직구) 규제를 둘러싼 여권 내 잠룡 논쟁에 국민의힘 당권 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당선인이 말을 아끼고 있다. 이번 논쟁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나 당선인이 일제히 정부의 ‘직구 규제’에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내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를 반박하며 시작됐다. 다만 한 전 위원장과 유 전 의원은 오 시장의 반박을 재반박하며 논쟁을 키운 반면, 나 당선인은 ‘직구 규제’와 관련해 추가적인 공개 발언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 “졸속 시행으로 인한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며 정부의 직구 규제를 비판했던 나 당선인은 21일 오전까지 직구 규제와 관련해 침묵하고 있다.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나 당선인은 해병대사건 특검법, 연금개혁 방안, 전당대회 출마 여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직구 규제와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정부 정책 전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하는 것은 여당 중진으로서의 처신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글을 올렸다. 정치권에선 해당 ‘중진’이 정부의 직구 규제 정책을 비판한 한 전 위원장, 유 전 의원, 나 당선인을 지칭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후 한 전 위원장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시장께서 저의 의견 제시를 잘못된 ‘처신’이라고 하셨다”며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건설적인 의견 제시를 ‘처신’ 차원에서 다루는 것에 공감할 분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오 시장의 ‘처신’ 발언을 직격한 것이다.
한 전 위원장이 해당 글을 올린 후 오 시장은 재차 ‘건강한 당정관계에 관하여’라는 글을 게시했다.
오 시장은 “SNS로 얼마든지 의견을 낼 수 있다”며 “그러나 여당 정치인들이 SNS로 의견 제시를 하는 것은 가급적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진은 필요하면 대통령실, 총리실, 장차관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고 협의도 할 수 있다”며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내부 통로는 놓아두고 보여주기만 횡행하는 모습이 건강하지 않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번엔 유 전 의원이 오 시장의 발언에 문제를 제기했다.
유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초 주제였던 ‘KC 미인증 해외직구 금지’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이젠 SNS만 남았다”며 “여당 정치인이 SNS로 의견 제시를 하는 것은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이건 무슨 억지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필요 최소한은 누가 정하는 것인가. 지난 2년간 당정관계가 잘못된 것은 건강한 목소리가 없었기 때문 아닌가. 자기가 SNS 하면 건강한 거고, 남이 SNS 하면 보여주기만 횡행한다. 이건 대체 무슨 억까(억지로 비난) 심보인가”라고 쏘아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