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세계 언론들 사이에서 프랑스 풍자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발(發) 표현의 자유 논쟁에 불이 붙은 가운데, 아랍 만평가들은 프랑스의 이중잣대를 비꼬는 풍자 만평을 쏟아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5일(현지시간) “아랍 만평가들이 ‘샤를리 에브도’ 사건에 대해 반격을 시작했다”며 아랍권에서 활동하는 주요 만평가들의 풍자 만평을 소개했다.

이 만평들은 대부분 이슬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에 대한 서방의 이중적 시선을 건드리거나, ‘샤를리 에브도’ 테러 공격 이후 서방의 무슬림에 대한 공격을 다루고 있다.

한 아랍어 뉴스 사이트에 올라온 만평에선 유럽인으로 보이는 남성의 입에서 독사가 튀어나오고 있다. 그 옆에 있는 남성 입에는 커다란 자물통이 채워져 있고, 이 자물쇠에는 유대교를 상징하는 다윗의 별 그림이 새겨져 있다. 이 만평은 ‘반 이슬람’과 ‘반 유대교’에 적용하는 표현의 자유가 다른 이중성을 꼬집은 것이다.

요르단의 유명한 만평가 이마드 하자즈는 이슬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외면을 만평으로 비판했다. 지구를 의인화한 신사가 샤를리 에브도 테러에 눈문을 흘리는 사이 그 뒤에선 UN난민 텐트에 사는 팔레스타인 할머니가 “나는 이스라엘이 1948년 건국된 뒤로 67년간 난민으로서 살고 있다”고 말하며 신사의 옷자락을 붙들고 있다.

중동 최대 언론인 알자지라는 자국 언론에는 재갈을 물리면서 외국 언론에는관대한 중동 지도자들의 위선을 지적했다. 알자지라가 게재한 만평에선 한 아랍 통치자가 ‘나는 샤를리다’는 문구를 들고 울고 있다. 하지만 이 통치자는 기자들이 갇혀있는 감옥을 뭉개고 앉아 있다.

또 다른 만평에선 ‘극단주의’라고 적힌 검은 악마가 각각 이슬람 사원과 교회당에서 악수를 하고 있는 종교 지도자를 벌여놓고 있다.

한편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또 다시 만평으로 다룬 샤를리 에브도 최신호는 모로코, 알제리, 투니지아, 터키 등에서 판매가 금지됐다. 샤를리 에브도가 테러 공격을 유발한 무함마드 만평을 또 다시 다룬 것은 지나친 행동이라는 지적과 함께 유럽에서도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라는 구호가 등장하며 자성론이 대두되고 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아시아 최대 카톨릭 국가인 필리핀을 방문한 자리에서 “표현의 자유에도 한계가 있다. 특히 타인의 종교를 모독하거나 조롱하면 안된다”며 일침했다.

/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