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액 늘고 내실경영 돌입…고수익 상품 위주 영업

무이자 할부 없앴더니 카드 수수료 수익만 25% 늘었다…할부 수수료로 돈 번 카드사들[머니뭐니]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올해 고금리 지속에 따른 자금조달비용 부담에도 금융지주계열 카드사들의 수수료이익이 25%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카드 결제액 증가에 더해, 건전성 관리에 나선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줄이고 내실 경영에 들어가면서 이자 할부 이용금액이 늘어난 영향이란 분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금융지주계열 4개 카드사(신한·KB국민·하나·우리)의 수수료이익은 568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4547억원)보다 25.04% 증가했다.

각사별로 살펴보면 특히 하나카드(870억원) 수수료이익이 1년 새 105.80% 늘어났고, 신한카드(943억원) 28.40%, KB국민카드(1996억원)가 27.50% 커졌다. 우리카드는 전년동기(1824억원)대비 2.91% 늘어난 187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카드 결제액 자체가 늘어난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용카드 승인금액 및 승인건수는 각각 227조6000억원, 41억5000만건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4.0%, 4.3% 증가했다.

통상 연초에 카드 사용액이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지난해보다 더 많은 금액을 신용카드로 결제한 것이다. 올해는 해외여행객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항공사 이용객 및 여행 관련 업종 수요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일각에선 연체율이 오르고 영업환경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혜택을 축소해 수수료이익이 증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년 전만 해도 통상 12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이 제공됐지만, 최근 대부분의 카드사는 3~6개월의 혜택만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던 ‘알짜 카드’도 자취를 감추고 있는 상황이다.

여신협회에 따르면 4개 카드사의 할부금 이용금액은 올해 1월 6조986억원, 2월 11조3291억원, 3월 17조245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만 놓고 보면 지난해 3월(16조5065억원)보다 3.1%(5179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이익은 가맹점 수수료, 할부수수료 등에서 발생하는 수수료항목”이라며 “업권 전체적으로 고객들의 할부 이용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수료가 일부 증가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으로 이자 할부 이용이 늘어난 것을 ‘여유 없는 소비’가 확대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갚지 못하는 경우도 증가 추세다. 4개 카드사 중 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1.94%로, 위험 수준인 2%에 가까워진 상태다. 신한카드 또한 같은 기간 0.11% 상승해 1.56%까지 올랐다.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 연체율도 각각 1.46%, 1.31%를 기록했다.

이에 향후 카드업계는 고수익 상품군을 늘리고 판촉비를 줄이는 등 내실경영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도 해외카드 점유율(MS), 기업 매출 성장률 등을 고려하면서 판촉비 집행효율 개선 노력에 나설 것”이라며 “보수적인 영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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