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비교할 수 있게 맞춰와라”

수익성이냐 점유율이냐…손보사 고심

5월 말 출시도 불투명해지나 우려

“일반·장기 보험료 비교 안돼”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 어쩌나[머니뭐니]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내달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인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난항을 겪고 있다. 일반보험으로 판매하겠다는 보험사와 장기보험으로 팔겠다는 보험사간 이견이 여전한 상황에서, 금융감독원이 일반보험과 장기보험간 비교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23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주 손해보험사 펫보험 플랫폼 담당자들을 소집해 “(보험료) 비교가능성을 재고해오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손보사들은 보험비교추천 서비스에 일반보험 형태로 낼 지, 장기보험 형태로 낼 지 아직까지 확정짓지 못했다. 이에 일반보험과 장기보험 보험료 비교를 같은 선상에서 하는 게 맞냐는 주장이 나왔고, 금감원도 일반보험과 장기보험을 한 데 놓고 비교하는 건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반보험과 장기보험은 수수료체계 등 보험상품 자체가 달라 한 데 놓고 비교할 수는 없다”라며 “비교가능성이 있게 맞춰오라는 입장을 전달했고, 추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교가능성이 없는 보험사는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이는 각사의 의사결정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펫보험 보험료 비교가 당초 기대만큼 소비자 편의를 키우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의 편익을 위해 시작된 보험비교추천서비스가 손보사들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손보사들은 일반보험과 장기보험으로 이견이 갈린 것은 수익성과 가격경쟁력을 고려한 데 따른 것이다. 장기보험으로 하면 보험료가 비싼 만큼 보험사 수익성에 도움이 되고, 일반보험으로 하면 가격이 싸지는 만큼 가격 경쟁력에 보탬이 된다. 통상 일반보험의 경우 가입기간이 1~3년으로 이후 재가입해야지만, 상대적으로 보험료는 저렴하다. 반면, 장기보험은 가입기간이 3년 이상이고 상품에 따라서는 갱신도 가능하지만, 일반보험과 비교하면 보험료가 비싸다.

손보사 관계자는 “일반보험으로 비교 시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고, 보험료도 장기에 비해 싸게 설계할 수 있지만 일반보험 상품과 장기보험 상품을 비교추천 플랫폼에 비교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공감대는 형성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처음 손보사들은 모두 장기보험으로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삼성화재가 갑자기 일반보험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보험비교추천서비스는 3개사 이상이 참여해야 하는 만큼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나머지 손보사들의 입장도 중요한 상황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일반보험으로 선회한 것은 보험료 경쟁을 하겠다는 뜻”이라며 “펫보험 점유율 경쟁이 심화되는 만큼 손보사별로 유불리에 맞는 전략 싸움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 출시가 내달도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예정했던 출시 기한을 지키려면 적어도 내달 초에는 금감원에 부가조건 등을 신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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