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몰린 서민…카드론도 40조원 육박

리볼빙 잔액은 감소

물가 뛰어도 소비 못 줄여…국내 신용카드 이용액 한 달 새 76조원 증가[머니뭐니]
문혜현 기자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고물가 장기화와 체감 경기 악화로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소비자들이 카드 이용을 늘리면서 지난달 국내 신용카드 사용액이 76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연간 누적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롯데·현대·하나·우리·BC카드)의 신용카드 국내이용금액(개인+법인)은 223조5388억원으로, 2월 말(147조5643억원)보다 75조9746억원 증가했다.

국내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올해 1월 76조4128억원 늘어났다가 2월 71조1514억원으로 증가폭이 줄었지만, 3월 다시 커졌다.

‘서민 급전창구’인 카드론 잔액도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36조5412억원으로 2월 말(36조5289억원) 대비 124억원 소폭 증가했다. 카드론 잔액 또한 1월 36조2736억원, 2월 36조5289억원으로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물가는 올랐지만 소비를 단번에 줄이기는 어려운 소비자들이 신용카드 이용액을 늘린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3.1% 상승하며 다시 3%대로 올라섰다.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 또한 3.1%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초 과일·채소 등 농산물 물가가 급등하면서 체감 물가는 더 높아졌다.

카드론의 경우 2금융권 대출 창구인 저축은행마저 건전성 악화로 대출 문턱을 높인 탓에 중·저신용자들이 꾸준히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8개 카드사의 카드론 금리는 평균 연 14.50%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우리카드가 15.32%로 가장 높았고, 롯데카드 15.20%, 비씨카드 14.96%, 하나카드 14.71%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달 8개 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2129억원으로 2월(7조3780억원)보다 1651억원 줄었다.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지난해 12월(7조 4378억원) 이후 4개월째 감소세다.

리볼빙의 경우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에게 리볼빙 서비스 홍보 문구로 ‘최소 결제’, ‘일부만 결제’ 등 표현을 금지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리볼빙은 카드 대금의 최소 10%를 갚고 나머지를 다음 달에 낼 수 있는 서비스로, 수수료율이 상당히 높아 자주 사용하면 연체에 시달릴 수 있다. 당국은 높은 수수료율을 부과하는 서비스임에도 해당 표현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물가 뛰어도 소비 못 줄여…국내 신용카드 이용액 한 달 새 76조원 증가[머니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