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4선 오른 윤재옥, 비대위원장 유력…의견 수렴 행보

원내대표 하마평, 김도읍 박대출 추경호 등 영남 존재감↑

“당·국민 위해 전략적 선택해야”…“지역 유불리 없어”

與 비대위원장 윤재옥 유력-원내대표 김도읍·추경호 거론…또 영남 쏠림? [이런정치]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 당선자 총회에서 제22대 국회 당선인들이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박상현 기자] 총선 참패를 겪은 국민의힘에서 ‘도로 영남당’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대구에서 4선에 오른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차기 지도부 선출 전까지 운영될 ‘실무형’ 비상대책위원회의 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에서도 영남권 인사들의 존재감이 두드러지면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4선 이상 당선인 간담회, 22대 국회 당선인 총회를 거친 끝에 전대 개최 전까지 실무형 비대위를 운영하기로 했다. 현재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윤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지명권을 갖는데, 당 안정과 신속한 전대 개최를 위해 그가 직접 비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윤 권한대행은 전날 총회를 마친 뒤 당 상임고문 그룹을 만났고, 이날 초선 당선인들을 만나 추가 의견을 수렴 중이다. 총회에 참석한 한 당선인은 통화에서 “(윤 권한대행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대안이 없으니 그대로 맡아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지도부 인사는 “셀프 지명이란 비판이 나올 수도 있어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가운데 당선인들 사이에서는 22대 국회 3선 이상 중진에 오른 현역 당선인들을 중심으로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4선 당선인 중에서는 김도읍(부산 강서구) 김상훈(대구 서구) 박대출(경남 진주갑), 3선 당선인 중 김성원(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 송언석(경북 김천) 이양수(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추경호(대구 달성군)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21대 국회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고려했던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은 이번 총선 5선 고지에 오르면서 ‘수도권 당대표’ 후보로 주로 거론된다.

원내대표 후보군에서도 영남권 비중이 높게 나타나면서, 당 내에선 “도로 영남당이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총선 국민의힘 지역구 당선인 90명 중 63명(70%)은 보수정당 지지세가 압도적으로 높은 서울 강남 또는 영남권에 치우쳐 있다. 이번 총선 참패 요인 중 하나로 ‘당심과 민심 간 괴리’가 꼽힌 만큼, 지도부 요직에 일반 민심으로 대표되는 수도권 인사가 진출해야 한다는 요구다.

한 수도권 당선인은 통화에서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뽑는 것이다 보니 아무래도 의석이 많은 쪽의 지역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당을 위해서, 또 국민을 위해서 전략적 선택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도권 당선인 측도 “민주당 지도부는 수도권이 절대 다수고, 호남은 일부인데 반해 우리 당은 영남이 절대 다수 지도부”라며 “이번에는 전략적으로 수도권 인사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차기 원내대표가 거대 야당과 22대 국회 개원 협상, 특검법 등 쟁점법안 협상을 이끌어야 하는 만큼, 지역보다 ‘자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수도권 당선인은 “영남이라고 해서 배제돼야 한다거나, 우대를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역과 상관없이 원내대표의 역할을 잘 하실 분이 맡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