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제가 부족했다…무엇을 고쳐야 할 지 알아내 고치자”
22대 국회서 전당대회 치를 가능성…“한동훈, 소환될 것” 전망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재등판 시점에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로선 여권 차기 대선 주자 1위이지만, 원내 입성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다수다. 가까운 시일 내에 정치 행보를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이미지가 많이 소모되어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조기 전당대회’ 어렵다는 국민의힘, 용산 책임론 의식했나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3일 국민의힘 당직자들에게 “여러분의 노고가 크셨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여러분의 헌신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마지막까지 나라와 당을 지킨 힘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동료 여러분께서는 잘 하셨지만 제가 부족했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우리 결과에 대해 충분히 실망하자. 그래서 무엇을 고쳐야 할 지 알아내 고치자”며 “우리가 국민의 사랑을 더 받을 길을 찾게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의 재등판 시기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시기와 맞물려있다. 국민의힘에선 ‘조기 전당대회’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21대 국회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 전당대회를 여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의미하다는 이유다. 총선 참패 원인으로 ‘윤석열 정부 책임론’이 들끓는 상황에서 전당대회를 치를 경우 이 분위기가 전당대회까지 번질 수 있다는 친윤계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총선 패배에 따른 위기감 때문에 조기 전당대회가 거론되지만 지금 당장, 혹은 5월에 전당대회를 치르지 않는 한 조기 전당대회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현실적으로도 다음 국회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윤재옥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하며 21대 국회를 마무리 한 뒤 6~7월 즈음 새 당대표를 뽑는 것이 맞다”고 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지금 전당대회를 열면 친윤계는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권 주자들이 대통령에 반(反)하는 목소리를 내면 22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입장이 곤란해진다. 190석 야권과 싸우면서 대통령실과 척을 지는 사면초가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봤다.
“이재명도 대선 패배 두 달 만에 당권주자 됐다…한동훈 소환될 것”
전당대회 시점으로 오는 6~7월이 언급되면서, 한 전 위원장의 재등판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영남권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선을 지고도 두 달 만에 민주당 당권주자로 등판했다”며 “전당대회는 중도층 표심을 얻는 총선이 아니라 당원들 간 행사다. 당원들 사이의 한 전 위원장의 입지가 상당하기 때문에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소환될 것”이라고 봤다.
실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022년 5월 대선 패배 두 달 만에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며 공식 행보를 재개했다. 이 대표는 당시 민주당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지방선거를 이끌었고, 이후 2022년 8월 당대표에 선출됐다.
한편 일각에서는 총선 참패에 대한 ‘한동훈 책임론’도 꾸준히 거론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3일 SNS에 “선거는 당이 주도해 치른다. 대통령은 선거 중립의무가 있어서 선거를 도울 수 없다”며 “그런데 선거가 참패하고 난 뒤 그것을 당의 책임이 아닌 대통령 책임으로 돌리게 되면 이 정권은 그야말로 대혼란을 초래하게 되고 범여권 전체가 수렁에 빠지게 된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이번 선거는 자기 선거를 한 번도 치뤄본 일이 없는 사람들이 주도해 그 막중한 총선을 치른 것”이라며 “전략도 없고 메시지도 없고 오로지 철부지 정치 초년생 하나가 셀카나 찍으면서 ‘나홀로 대권놀이’나 한 것”이라고 한 전 위원장을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