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놀이터에서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챙겨주는 캣맘 탓에 이용이 꺼려진다는 아이 엄마의 사연에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길고양이 밥 주지 말라고 해도 될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고 소개한 글쓴이 A씨는 "제가 아이 엄마라 예민하고 유난인지 아닌지 판단해달라. 가족들이나 지인들은 다 제 의견에 동의하지만 불특정 다수의 객관적인 의견을 들어보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집 근처에 놀이터가 있다. 시설도 좋고 공원의 꽃이나 나무 등 관리도 잘 돼 있다. 아무래도 집과 가장 가까워서 제일 많이 가는 곳인데 놀이터 메인 놀이기구인 미끄럼틀 아래에서 고양이 밥을 주고 물통을 항상 놓아주는 사람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낮에도 고양이들을 부른다. 그분이 나타나면 숨어있던 5~6마리가 나오더라. 그럼 놀이기구 바로 옆에서 사료, 간식 등을 준다"고 했다.
이어 "솔직히 개, 고양이 안 좋아한다. 키운 적도 키울 생각도 없다. 밖에 사는 짐승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제가 못하는 건지도 모르지만 고양이가 불쌍해 챙기는 마음까지는 이해하려고 한다"면서도 "문제는 놀이기구에 고양이 털이 너무 많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A씨는 "터널 같은 곳은 막혀 있어서 그런지 경악스러울 정도고 미끄럼틀 같은 경사진 곳을 제외하고는 흰털이 보인다. 아이들은 손을 짚고 옷을 질질 끌고 기어다니며 노는데 집에 와서 돌돌이 해보면 털이 많이 나온다. 터널 안은 찝찝해서 물티슈로 대충 닦아주는데 닦아도 닦아도 털이 계속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똥오줌을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놀이터에서 밥을 주니 근처에 쌀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흙, 풀, 나무, 꽃도 만지면 찝찝한 마음이 든다"고 털어놨다.
A씨는 "그분께 고양이 밥을 여기서 주지 말라고 하는 게 예민하고 유별난 거일 수도 있어 말하기 망설여진다. 공존을 위해 제가 피하는 게 맞는 거냐"고 물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밥으로 불러 모으는 건 잘못된 거다’, ‘밥은 인적 드문 곳에서 줬으면’, ‘인적 드물고 조용한 곳에서 급여한 뒤 밥 줬던 흔적도 없이 치워달라’, ‘밥이 없어도 거기 있는 고양이들일 거다’, ‘고양이들도 살 수 있게 내버려두면 안 되냐’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