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광주·전북·전남·세종서 비례 1위
강원·울산 ‘범야권’ 선택…부산, 조국혁신당 2위
“득표율 10% 미만 없어…전국 정당 기틀 마련”
민주당과 관계·사법리스크·당선인들 존재감 과제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조국혁신당이 이번 4·10 총선에서 “열두 척의 쇄빙선”을 확보하면서 조국 당대표는 ‘원내 3당 대표’로 제22대 국회에 등판한다. 창당한 지 갓 한 달을 넘은 신생 정당의 분명한 성과이지만, ‘대중적인 정당’으로 성장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번 총선에서 조국혁신당 ▷박은정(검찰개혁) ▷조국(정치개혁) ▷이해민(과학기술) ▷신장식(언론개혁) ▷김선민(보건의료) ▷김준형(외교안보) ▷김재원(문화예술) ▷황운하(검.경개혁) ▷정춘생(정당개혁) ▷차규근(검찰개혁) ▷강경숙(복지) ▷서왕진(기후환경) 후보가 국회에 입성했다. 이들은 12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했다.
지난 3월3일 창당한 조국혁신당은 단독으로 법안 발의가 가능한 10석을 목표로 했다. 목표했던 10석과 기대했던 ‘플러스 알파’는 거뜬하게 달성했지만, 일부 후보자가 거론하고 방송사 출구조사가 예측한 14~15석에는 미치지 못했다.
조 대표는 11일 선대위 해단식에서 “쇄빙선 열두 척이 우리에게 생긴 것”이라면서도 “아쉬운 마음이야 어떻게 없겠나, 그렇지만 우리가 가야 하는 길이 먼 길이니까 이만하면 첫걸음을 잘 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은 이번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 24.25%(687만4279표)를 얻어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 국민의미래(36.67%, 1039만5264표), 더불어민주당 비례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26.69%.756만7459표)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특히 광주(47.72%), 전북(45.53%), 전남(43.97%) 등 호남 세 곳에서 더불어민주연합을 제치고 비례정당 1위를 기록했다. 조 대표의 고향이자 정치적 상징성을 강조해온 부산에서는 22.47%를 얻어 20.84%를 얻은 더불어민주연합을 누르고 2위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세를 보였던 수도권을 제외하고 살펴보면 조국혁신당은 세종에서 30.93%를 얻어 더불어민주연합(25.07%), 국민의미래(29.88%)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8석 가운데 국민의힘이 6석을 차지하며 보수가 강세를 보였던 강원도에서는 조국혁신당 20.07%, 더불어민주연합 24.89%로, 두 지지율을 합하면 국민의미래(43.55%)보다 높아 비례대표 투표에서는 범야권을 선택했다.
조 대표는 이번 선거 운동에서 특히 PK지역에 공을 많이 들였고, 마지막 일정에서도 대구를 방문하며 “좌우, 진영, 영호남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해왔다. 부산을 제외한 울산과 경남 등 여타 PK지역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과 비슷한 득표율을 확보하면서 가능성을 엿보았다. 특히 울산에서는 조국혁신당 22.17%, 민주연합 24.21%로, 두 정당 득표율을 합하면 41.8%인 국민의미래를 상회했다.
다만 TK(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여전한 한계를 보였다. 경북은 조국혁신당 11.69%, 더불어민주연합 14.67%, 국민의미래 60.24%, 대구는 조국혁신당 11.80%, 더불어민주연합 13.68%, 국민의미래 60.15%로, 조국혁신당보다 더불어민주당에 표를 주며 보수층의 위기의식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조국혁신당은 “20% 이상 득표한 지역은 호남 세 곳으로 포함한 14곳이고, 득표율 10% 미만의 지자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로써 조국혁신당이 전국 정당의 기틀을 마련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로 검·경 개혁을 상징하는 인물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하면서 1호 법안으로 예고한 ‘한동훈 특검법’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 재추진, 기소청 설치 등 진보적 공약이 힘을 받을지 주목된다. 조 대표는 선거 후 첫 공식 일정으로 대검찰청으로 향해 “검찰은 즉각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선거로 192석의 거대 범야권이 탄생한 가운데 민주당이 175석으로 단독 과반을 크게 뛰어넘으며 조국혁신당과의 관계 정립이 중요해졌다.
조 대표를 비롯해 재판 중인 다른 후보들의 사법리스크가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지만, 이외에도 조 대표를 중심으로 탄생한 정당인 만큼 다른 후보들의 존재감이 미비하다는 점도 숙제로 남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앞서 “이번 선거 이후에 조국혁신당이 조금 더 대중적인 정당으로 이렇게 잘 성장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조 대표는 선대위 해단식에서 “지금이 검찰독재를 끝낼 수 있는 가장 뜨거운 순간이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며 “당대표인 저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갖춰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달라”고 당부했다.
조국혁신당은 오는 15~16일 당선자 워크숍에서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