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현대, 총선 직후 정밀안전진단 신청
개정안 국회 통과는 하세월…“기다릴 수 없어”
명수대 현대도 이달 중 안전진단 신청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서울 동작구 흑석동 한강변 아파트들이 잇달아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하면서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재건축 가능 연한(준공 30년)을 넘긴 아파트가 안전진단을 받지 않고 바로 재건축 절차에 돌입할 수 있는 ‘1·10 부동산대책’을 발표했지만, 4.10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하는 등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데 불확실성이 큰 만큼 미리 안전진단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흑석동 ‘한강 현대’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회는 조만간 동작구청에 용역 발주 비용 2억7318만원을 예치하고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지 7개월 만이다. 준비위는 작년 10월부터 정밀안전진단 비용 모금을 시작했으나 정부의 1·10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잠정 중단했다가 최근 목표 금액을 달성했다. 정밀안전진단 용역 발주 후 이르면 오는 6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1월 10일 ‘재건축 패스트트랙’을 발표했다. 입주 후 30년이 지난 아파트가 안전진단을 없이도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정비구역 지정과 조합 설립을 동시에 진행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재건축 사업을 2년에서 3년 단축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 발표대로라면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개정이 필요하다. 개정안이 오는 5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법안은 자동 폐기된다. 정부는 22대 국회에서 다시 법안을 발의해 통과시켜야 한다.
한강현대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도시정비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지만, 총선 후 통과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새 국회가 구성된 뒤 다시 입법 절차를 밟으려면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 패스트 트랙은 안전진단 면제가 아닌 절차만 간소화해 바꾸는 방식”이라며 “어차피 안전진단이 필수라면 법 개정을 기다리기보다 빠르게 추진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강현대는 1988년 지어졌다. 재건축 연학을 훌쩍 넘긴 준공 37년차 단지다. 지하 1층~지상 15층, 13개 동, 960가구(전용면적 66~131㎡) 규모다. 서울 지하철 9호선 흑석역과 지하철 4·9호선이 교차하는 동작역 사이에 위치해 있다. 한강변에 자리 잡아 일부 가구에서 정면으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 바로 옆 ‘명수대 현대’와 함께 재건축 기대감을 모으는 한강변 단지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명수대 현대’도 정밀안전진단 절차를 재개한다. 명수대 현대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회는 지난 1월 동작구청에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했다가 취소했다. 정부 대책이 나오면서 안전진단 절차가 간소화될 수도 있으니 일단 연기해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법 개정안 통과가 차일피일 미뤄지자 결국 정밀안전진단을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한강현대와 발맞춰 이달 중 동작구청에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할 계획이다.
명수대 현대는 1988년 준공된 660가구 규모 단지다. 지난달 명수대 현대와 한강 현대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회는 박일하 동작구청장과의 면담을 진행했다. 동작구청이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면 두 단지가 신속통합기획으로 함께 재건축을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밀안전진단도 비슷한 시기에 신청해 미리 끝낼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