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폭력시위 반대 재학생팀 인터뷰
“시위대 수업 거부·연대 강요, 거부하면 신상털이”
“시위대 주축 배후 있어…명분 잃고 인질극 변질”
“불법 행위한 학생 모두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다”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추진’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학교 측과 총학생회가 ‘책임 소재’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시위에 반대하는 재학생 단체’가 등장해 “시위대가 학생·교직원의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했고 배후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동덕여대를 둘러싼 사태가 다른 국면에 돌입한 모양새다.
‘동덕여대 폭력시위 반대 재학생팀’(DWU STEP·이하 스텝)은 28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은 학습권 침해와 심리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면서 “시위대는 과격한 행동에 대해 막중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업 방해·이메일 테러·행정 업무 방해…“교권 실추, 학교 마비” 미래 불안감 느끼는 학생들
스텝 측은 시위대의 시위로 학습권 침해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스텝 측은 “여전히 교내는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시위대가 온라인 수업 방해, 이메일 테러, 학교 행정 업무 방해를 통해 교권을 실추시키고 학교를 마비시켰다”며 “‘줌 수업’에 난입해 소란을 피우고 채팅방을 도배해 수업을 강제로 종료시켰고, 민원 게시판 도배를 통해 교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했다. 이러한 행위는 단순한 시위를 넘어 교내 구성원들의 권리와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위대가 다른 학생들에게 수업 거부와 연대 참여를 강요했다. 시위대 측에 따르지 않을 경우 신상 털기와 같은 위협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라며 “‘(시위대 측은)모두가 수업을 듣지 않아야 피해를 보지 않는다’는 말로 선동하며,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반역자로 몰아세우고 배신자 취급을 했다. 이런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많은 학생들은 수업 출석에 대해 공포감을 느꼈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시위대의 시위로 반복적으로 수업이 중단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학생이 많다고 전했다. 스텝 측은 “대면 수업이 여전히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일부 학생들은 심리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라며 “강의실을 사용할 수 없거나 온라인 수업이 방해받는 일이 반복되면서 학업에 집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학생이 이번 사태로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라며 “취업 준비를 해야 할 시기에 취업박람회가 중단되고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시위대 주축은 사이렌…시위 명분 잃고 본관 점거 인질극으로 변질”
스텝 측은 “시위대가 캠퍼스 주요 건물을 불법 점거한 후 출입문을 테이프와 자물쇠로 봉쇄하여 모든 구성원의 출입을 강제로 통제했다”라며 “건물에 출입할 경우 학생증을 확인하고, 어디로 가는지까지 확인했다. 특히 교내 고시반 명단을 확보해 출입하는 학생의 이름을 관리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학 전환 논의를 중단하는 조건으로 본관 점거 해지에 협의했음에도 시위대는 여전히 본관을 점거했다”라며 “시위대의 행동이 공학 전환 반대라는 명분과 목적을 잃고, 본관 점거 인질극으로 변질되었다”라고 비판했다.
스텝 측은 ‘이번 시위대의 주축은 사이렌’(SIREN·동덕여대 내 래디컬 페미니즘 동아리)이라고 주장했다. 스텝 측은 “이번 시위대 ‘총력대응위원회’ 공동 위원장이 총학생회장과 사이렌 임원”이라며 “사이렌은 본인들의 힘을 키우기 위해 공식 발언권이 있는 총학생회 쪽을 이용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폭력 시위대의 배후가 교내 동아리라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라며 “사이렌은 거리낌 없이 여러 외부 세력을 끌어들이고, 혐오적 발언을 교내 곳곳에 퍼뜨렸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이렌 측이 다른 외부 세력과 세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조직적으로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언제 다른 집단에서 유사한 만행을 저지를지 모른다”라며 “공권력을 이용하는 행태를 절대 좌시해선 안 된다. 학교 측이 주동자와 외부 세력 간의 관계를 명확하게 밝혀달라”라고 촉구했다.
“학교 측 배상 요구 당연해…제대로 처벌 안되면 시위대 고소 진행 의향 있다”
이들은 학교 측의 배상 요구가 당연하고, 당연히 시위대에서 배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시위대 대표자들은 학생들을 선동하고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라며 “시위대 대부분은 일반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고, 주변인에 휩쓸린 경우가 대다수다. 모두 책임을 져야 하지만, 대표자 책임이 가장 막중하다”고 했다.
이어 “불법적인 행위를 한 학생은 모두 금액적인 배상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법행위를 해도 쉽게 용서받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며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으면 피해받은 재학생들이 모여서 시위대를 상대로 고소를 진행할 의향도 있다”라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 15일 동덕여대 측은 점거 농성 등에 따른 피해 규모를 24억 원~54억 원으로 추산해 공지했다. 학교 측은 이 가운데 취업박람회 시설물 파손 비용 3억원을 총학생회에 요구했지만, 총학생회가 낼 수 없다고 답했다. 이와 더불어 학교 측은 학내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을 통해 관련 행위자를 확인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시위 반대하는 다른 모임(우리 학교)도…“정당화할 수 없는 불법행위” 규탄
한편, 스텝 이외에도 ‘시위를 반대하는 학생들의 모임’(이하 우리 학교)이라는 이들은 시위대 방식에 반대하며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우리 학교’ 측은 “불법적인 시위 방식으로 캠퍼스를 훼손했다. 교내 모든 건물의 외부, 내부에 래커로 테러하고 근조화환을 진열하거나 종이와 테이프를 벽에 덕지덕지 붙여 엉망으로 만들었다”며 “모두가 사용하는 공공장소를 파손하고 더럽히는 행위는 정당화할 수 없는 불법행위”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이어 “그 누구도 본인의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 타인의 공간을 파괴할 수는 없다. 그리고 절대 그리해서는 안 된다”라며 “총학생회장을 포함한 시위 주동자들과 시위대가 언급한 네 가지 외의 셀 수 없는 피해들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질 것을 촉구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