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의석 6석에서 4석으로…부산에서는 전재수만 생환
부산 비례득표율 민주연합 20.84% - 조국혁신 22.47%
21대 총선에는 더불어시민 28.42% - 열린민주 4.60%
“PK에서 참패한 원인은 김준혁-양문석 논란 방치한 李”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범야권이 대승을 거뒀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최대 격전지로 지목했던 낙동강벨트를 포함한 PK(부산·경남)에서 참패했다. 이를 두고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과 친명(친이재명)계 일각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의 민주당 PK 후보 지원이 막판 보수층 결집을 도모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조국혁신당이 부산을 중심으로 돌풍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 대표 체제 민주당이 야권에 불었던 동남풍을 지역구 득표율로 흡수하지 못했다는 반박이 제기된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대 총선에서 PK 34석 중 6석을 차지했던 민주당은 이번 22대 총선에서는 4석을 확보했다. 당초 민주당이 부산과 경남을 격전지로 규정하며 반타작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결과다.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부산 지역구 현역 의원은 3명 중 1명만이 당선됐다. 부산 남에서는 박재호 의원이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에 패했고, 사하갑에서도 최인호 의원이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이성권 당선인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강서갑에 출마한 전재수 의원만이 생환에 성공했다. 경남 양산을에서는 야권 대권주자로 평가 받아온 김두관 의원이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에게 지역구를 내주게 됐다.
한 민주당 인사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부산과 경남에서 민주당은 분명히 참패했다”며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았던 샤이 보수가 예상보다 많았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을 강조한 조국혁신당의 득표율이 높게 나왔음에도 민주당이 지역구 의석을 가져가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PK는 이재명 대표의 대권 재도전을 위해 아주 중요한 지역”이라며 “그래서 이 대표가 총선에 승리해도 크게 웃지 못하고 낮은 자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조국혁신당은 이번 총선 부산 비례대표 투표에서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투표에 나선 부산 유권자 중 22.47%가 조국혁신당에 표를 줬다. 민주당 주도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얻은 20.84%보다 높은 수치다. 이 두 정당이 얻은 득표율의 합(43.31%)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과 민주당 계열 정당 열린민주당이 확보한 득표율을 더한 33.02%보다 10%포인트(P)가량 높다. 경남에서도 민주당(21.53%)과 조국혁신당(20.49%)의 비례대표 득표율 합은 40%가 넘었다. PK 전체에서의 야권 지지세가 지난 총선보다 강했다는 것이다.
한 야권 인사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을 탓할 게 아니라 왜 정권심판 바람이 부는데도 낙동강벨트를 사수하지 못한 것인지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며 “문 전 대통령이 가만히 있었으면 가만히 있었다고 비판을 했을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 대표 중심 선대위(선거대책위원회)가 김준혁, 양문석 후보 등 선거 막판에 의혹과 논란을 일으켰던 인사들을 방치해 무당층과 중도층을 자극했던 것이 PK에서 밀린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