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 방안 산업은행에 아직 제출못해
추가금 변제순위 놓고 대주 간 이견 팽팽
“공사비, 이자비용 더 나갈 수밖에” 우려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태영건설 워크아웃의 막판 변수로 떠오른 서울 반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부채만 쌓이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PF 사업장 중 서울 반포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 사업장만 유일하게 정상화 방안을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공사비 조달을 위한 추가 대출 260억원에 대한 상환 순위를 놓고 주요 대주인 과학기술인공제회와 KB증권이 합의를 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자금을 투입하는 KB증권은 선순위를 요구하고 있지만, 과기공은 최우선 순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해 대화가 진전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사업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지하 4층~지상 20층 도시형 생활주택 72세대, 오피스텔 25세대의 주거복합시설을 짓는 개발사업이다. 시행사는 반포센트럴피에프브이(PFV)이며, 시공사는 태영건설이 맡고 있다.
대주단 간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사업장 상황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반포센트럴PFV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185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마이너스가 계속되면서 미처리결손금은 전년의 167억7000만원에서 353억4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부채 규모는 1300억3000만원에서 1518억9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장기차입금이 1296억원에서 1511억3000만원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시행사는 한국증권금융 등에서 5.00~11.56%의 이자율로 자금을 차입했으며, 만기는 내년 11월 말과 2026년 4월 말로 예정돼 있다.
정상화 방안을 제출하고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돼야 조속히 손실과 부채를 털고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지만, 대주단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불확실성만 확대되는 상황인 것이다. 시간을 끌다 사업비용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감사보고서는 “분양공사의 사업구조, 진행시기, 공사소요원가 등에 중요한 변동사항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러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로서는 예측할 수 없다”고 적었다.
업계 관계자는 “과기공과 KB증권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정상화 방안 논의가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시공사 입장에서는 미수 공사비가, 시행사 입장에서는 금융 비용, 이자 비용이 더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