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美 공장 인디애나주로 거론

퍼듀대 반도체 엔지니어 확보 이점 꼽혀

‘삼성 지원’ 텍사스대 석사 프로그램 신설

숙련된 인력 부족 지속…인재 선점 치열

SK하이닉스 인디애나 공장 거론 인재 때문? 인근 대학 존재감 봤더니 [비즈360]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 반도체 공장 건설과 맞물려 현지 대학교들이 반도체 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하며 인재육성에 나섰다. [퍼듀대학교 홈페이지]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 반도체 공장 건설과 맞물려 현지에서는 각 주(州)별로 반도체 인재 육성을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학 내 반도체 관련 교육과정을 앞다퉈 신설하며 인재확보에 고심하는 기업들에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만성적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기업들 역시 현지 대학과의 광범위한 파트너십 등으로 반도체 인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주력하는 모습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6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파예트에 40억달러(약 5조3620억원) 규모의 반도체 패키징 시설을 건설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그 배경으로 해당 지역에 위치한 퍼듀대학교를 언급했다. 미국 최초의 반도체 학위 프로그램을 시작한 퍼듀대학교를 통해 SK하이닉스가 숙련된 엔지니어 풀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퍼듀대는 1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연구개발 시설 확장에 나서는 등 인재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인디애나주 출신인 토드 영 상원의원의 지원도 받고 있다. 토드 영 의원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에 보조금과 세금 혜택을 지원하는 이른바 ‘칩스법(Chips Act)’을 공동 발의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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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멍 치앙(왼쪽부터) 퍼듀대학교 총장, 지나 레이몬도 미 상무장관, 토드 영 인디애나주 상원의원이 워싱턴 D.C.에서 열린 칩스 포 아메리카(CHIPS for America) 콘퍼런스에 참석한 모습. [퍼듀대학교 홈페이지]

토드 영 의원은 퍼듀대를 앞세워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생산시설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2월 퍼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퍼듀는 반도체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반도체 공장 유치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인디애나주는 지난 2022년 1월 인텔 반도체 공장 유치전에서 오하이오주에 패배한 바 있다. 그만큼 반도체 제조기업 유치에 더욱 적극적이다. 작년 8월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토드 영 의원은 인텔의 200억달러 투자 규모에 비견할 수 있는 계약을 따내기 위해 대형 칩 제조업체(big chip makers)들과 협상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바람대로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주를 택할 경우 월스트리트저널은 약 800~10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27일 공장 부지로 인디애나와 애리조나 중 가능성이 높은 곳을 묻자 “검토 중이지 확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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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에 인재양성 등을 위해 총 37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텍사스대학교 뉴스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위치한 미국 텍사스주의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UT) 역시 지난 20일 교내 뉴스룸을 통해 “2025년 가을부터 반도체 과학 및 엔지니어링을 전공하는 새로운 공학 석사학위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텍사스대는 “반도체 산업 강화를 위해 석사 인력을 양성하는 텍사스주 최초의 프로그램이자 전국에서도 몇 안 되는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하며 지역 기술인재 양성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지난해 삼성전자와 맺은 인재 개발 파트너십도 재차 소개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현지 인재양성 및 장학금 등을 위해 총 370만달러(약 49억원)를 텍사스대에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또한 텍사스 A&M대학에도 인재 육성 프로그램에 100만달러(약 13억원)를 투자하는 등 현지 대학과 인재 발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시에도 반도체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이어서 앞으로도 인력 확보가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인디애나 공장 거론 인재 때문? 인근 대학 존재감 봤더니 [비즈360]
지난해 8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 오리엔테이션 채용 프로그램으로 방문한 학생들. [삼성전자 뉴스룸]

업계는 미국에 신규 반도체 시설이 계속 들어서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숙련된 기술인력은 부족해 구인난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그룹 맥킨지는 지난 2022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에서 2030년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 30만명의 엔지니어와 9만명의 숙련된 기술자가 부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시설투자가 늘어나면서 현지에서는 오히려 인재부족 문제가 더욱 도드라졌다”며 “반도체 기업들로선 자격을 갖춘 고급 인재를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공장을 개소한 TSMC는 지역 국립대인 규슈대와 반도체 인재 육성과 공동 연구 등을 목적으로 포괄적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요미우리신문이 31일 보도했다. 규슈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TSMC와 이 대학은 다음 달 중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인디애나 공장 거론 인재 때문? 인근 대학 존재감 봤더니 [비즈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