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3구역, 내달 6일 정기총회에서 조합장 선거
장영선 조합장 후보, 공보물에 오 시장과 친분 과시
서울시 “전혀 친분 없어…사진 사용 등 큰 문제 있어”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서울시 재건축 최대어 강남구 압구정3구역 조합장 선거가 시작부터 잡음이 일고 있다. 한 조합장 후보가 안내 공보에 오세훈 시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친분을 과시했는데 이에 대해 서울시가 강력 시정조치에 나선 것이다.
27일 헤럴드경제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오세훈 시장 사진이 담긴 압구정3구역 장영선 조합장 후보의 공보물을 놓고 해당 후보에게 강력 경고하고 사과문을 올리라고 통보했다.
해당 공보물은 내달 6일 열리는 압구정 3구역 ‘2024년 정기총회’를 알리는 안내책자에 포함됐다. 이번 총회에는 조합 임원들에 대한 선거도 안건으로 포함됐는데, 각 후보들이 자신의 프로필과 공약 등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이곳에 장영선 후보는 오세훈 시장과 나란히 찍은 사진을 올리며 ‘장영선의 “위대한 압구정”+오세훈의 “한강 르네상스”’라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또 “서울시와 주도적 협상을 통한 최단기간, 최대이익 실현”이라는 문구를 포함하면서 은연중에 서울시와의 친분을 과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 시장은)우연한 자리에서 사진을 찍자고 요청해 찍었을 뿐 전혀 친분관계가 없는 사이라고 하셨다”면서 “(조합장 당선이라는)개인의 사익추구를 위해 공인의 사진 등을 무단으로 올리는 것에 큰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합원들이 볼 수 있는 엘리베이터 등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각 조합원들에 사과문자도 발송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정비업계에서는 위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정비사업의 인허가권을 가진 서울시장이 자칫 조합장 선거에서 한 후보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일 소지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설계사무소 선정 과정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아 고소·고발전까지 이어졌던 압구정3구역에서 시장 사진까지 무단 도용하며 잡음이 일어나니 오 시장으로서는 불쾌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압구정3구역은 현대1~7차, 10,13,14차와 대림빌라트가 사업 대상이다. 현재 주택수로만 3946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설계자로 선정된 희림종합·나우동인 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이 신통기획의 틀을 벗어났다고 서울시가 지적하며 설계사무소 재선정 절차에 들어갔으나 다시 희림 컨소시엄으로 재선정 한 상태다. 최근에는 희림이 238억원 규모의 설계용역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