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연구원의 38%가 중국인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에서 미국이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AI 연구원 양성에선 중국에 뒤지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미국 시카고대 폴슨연구소 산하 싱크탱크인 마르코폴로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세계 최고의 AI 연구원의 절반이 중국 출신으로 나타났다. 3년 전에는 중국에서 3분의 1 가량의 인재가 배출됐으나 이젠 AI 인재 최대 배출국이 됐다. 반면 미국은 3년 전과 마찬가지로 1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0년 이후 AI 관련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많은 중국 인재들이 미국 대학으로 넘어왔고 이후 미국에 남았다. 하지만 미중 관계 악화 등으로 중국 출신 연구원들이 자국으로 돌아가거나, 아예 중국 내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인재들이 늘었다고 NYT는 설명했다.
싱크탱크 마르코폴로의 전무이사 데미안 마는 “AI 인재 양성을 위해 중국 정부가 교육에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이라며 “지난 2018년부터 중국은 2000개 이상의 학부 AI 프로그램을 개설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같은 프로그램들이 챗GPT와 생성형 AI 기술 분야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라면서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산업 및 제조 분야의 응용 프로그램”이라고 전했다.
NYT는 “AI 분야는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경쟁 분야로 떠올랐다”면서 “연구원들이 이제 가장 중요한지정학적인 그룹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에 있는 AI 연구원들 가운데 38%가 중국 출신이고, 37%가 미국인이다. 3년 전 중국인 연구원은 27% 정도였다. 많은 중국 출신 과학 인재들이 자국으로 돌아갔고 코로나19로 미국 입국자가 줄었음에도, AI 분야에서 중국인 비중은 오히려 더 높아진 것이다.
중국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카네기 국제평화기금의 매트 쉬한 연구원은 이 같은 변화에 대해 “미국의 AI 경쟁력에서 중국인 연구원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며 “미국이 현재 AI 분야를 선도하는 데에는 중국 인재의 뒷받침이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교수이자 코반트의 설립자인 피테르 아베벨은 “미국의 주요 기업들과 대학들 내에서 AI 등 로봇공학 스타트업으로 중국 연구원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을 여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인 연구원들이 미국 AI 산업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면서 미국에선 이들을 어떻게 관리할 지도 난제가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는 학생비자로 미국에 체류하며 중국 정부에 정보를 빼돌리는 스파이를 단속한다는 차원에서 중국 유학생의 미국 입국을 제한한 바 있다. 아리조나 주립대학의 교수이자 AI 연구원인 수바라오 캄바티는 “중국인 연구원들이 AI 분야에서 거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면서 “정부가 중국 국적자들의 미국 내 연구를 금지시키는 것은 자신의 발등을 찍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