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가짜거래소 이용 가상자산 투자사기 경보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 과거 주식 리딩방에서 큰 손실을 입었던 A씨는 손실을 복구해주겠다는 리딩방 운영자 B씨의 말을 믿고 텔레그램 코인 투자방에 들어갔다. 바람잡이로 추정되는 다수 참가자가 B씨 말을 듣고 많은 이익을 얻었다며 인증하자 B씨에 대한 A씨의 신뢰도도 올라갔다. B씨는 코인 투자 리딩을 위해서는 특정 거래사이트를 이용해야 한다면서 A를 가입시킨 뒤 지정한 계좌로 자금을 입금하게 했다. 초기에는 이 거래 사이트에 A씨의 입금 금액만큼 매수 내역이 표시됐고 수익금 인출도 정상적으로 이뤄졌지만, A씨가 투자금을 수천만원 단위로 늘린 뒤 수익금을 인출하려고 하자 인출이 거절됐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사례와 같은 가짜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한 투자 사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를 20일 내렸다. 금감원에 따르면 코인 리딩방 등 투자방으로 초대해 특정 사이트 가입을 유도하는 경우 외에도 SNS·데이팅앱 등에서 외국인이 연락해 친분을 쌓은 뒤 해외 거래 사이트에 가입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실례로 C씨는 인스타그램 DM으로 대만의 D라는 여성을 알게 돼 카카오톡 오픈채팅으로 몇 주 동안 대화를 나누며 친밀해졌다. 그러다 어느날 D씨는 본인이 코인에 투자해 많은 수익을 얻었다고 자랑하며 인증 화면 등을 보여주며, 자신이 사용하는 국제거래사이트에서 코인 투자를 하면 일 5% 이상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며 회원가입을 권유했다.
결국 C씨는 이 사이트애 가입, 100만원 가량을 입금하고 D가 설명한 방식대로 투자를 한 뒤 실제로 하루에 5만원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이후 주기적으로 입금액을 늘려 투자금이 6000만원에 도달했는데, 수익금 인출이 막히게 됐고 일정금액 이상 거래 위한 고객확인인증에 46%의 추가금액을 입금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 이에 C씨는 대출까지 받아 추가로 입금했지만 갑자기 해당 거래소 사이트가 폐쇄되고 D 역시 채팅방에 나간 뒤 연락이 두절됐다.
해외 유명 가상자산 거래소를 사칭하는 경우도 주된 사기 경로로 꼽힌다. 실제로 한 투자자는 가상자산 선물 거래 목적으로 해외 거래소를 검색하던 중 이름을 들어본 대형 거래소의 광고글을 읽게 됐고, 광고 링크를 통해 문의 후 가입하게 된다. 이 사람은 이 사이트애서 5000만원 정도의 투자금으로 거래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로그인이 되지 않았다. 이에 문의를 했고 자신의 계정이 다중 IP 접속이력 등으로 동결처리 됐으며, 이를 해제하기 위해 원금의 50%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며 출금을 거절당했다.
이러한 사기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소비자들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국내법상 신고된 가상자산거래소인지 확인하고 이용해야 한다. 온라인 투자방, SNS를 통한 투자권유는 일단 의심하고, 검증되지 않은 사설 거래소를 이용할 때는 고액 이체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