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韓 2차전지株 상관계수 1월 ‘0.93’→2월 ‘0.77’→3월 '-0.38’
2월 이후 ‘KRX 2차전지 TOP 10’ 지수 상승률 16.2%…전체 1위
니켈價 상승 호재 양극재株 ↑…‘전고체 양산’ 삼성SDI도 주목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한동안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지난해 대표 주도주 2차전지주(株)가 반등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글로벌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의 연이은 급락세의 영향에서 벗어나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1~2월 동행하던 테슬라·K-2차전지株, 3월 들어 제 갈길
21일 헤럴드경제는 올해 첫 거래일(1월 2일)부터 전날까지 미 증시에 상장된 테슬라 주가 흐름과 한국거래소가 도출한 ‘테마’ 산업지수인 ‘KRX 2차전지 TOP 10’ 지수 간의 월별 상관계수를 도출했다.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개 2차전지주(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LG화학,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SK이노베이션, 에코프로머티, 엘앤에프, SK아이이테크놀로지)로 구성돼 있다.
올해 1월 테슬라와 ‘KRX 2차전지 TOP 10’ 지수 간의 상관계수는 ‘0,93’을 기록하며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테슬라 주가가 26.63%(248.48→187.29달러) 하락할 때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도 19.37%(5376.78→4335.14) 떨어졌다.
지난달에는 상관계수가 ‘0.77’로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테슬라 주가가 7.79%(187.29→201.88달러) 회복할 때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도 10.96% 올라서면서다. 상관계수는 0.5 이상일 때 상관성이 큰 것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3월 들어서는 테슬라와 ‘KRX 2차전지 TOP 10’ 지수 간 상관계수가 ‘-0.38’로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이 확인됐다.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전달에 이어 4.72%(4810.40→5037.41) 올라섰지만, 테슬라 주가는 12.99%(201.88→175.66달러)나 하락했기 때문이다.
간밤 테슬라 주가 흐름의 향방이 연이어 열리는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 관련주의 등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3월 들어서만큼은 테슬라 주가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2차전지주 간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확연하게 나타난 셈이다.
최근 주요 2차전지주의 주가 회복세는 다른 섹터와 비교했을 때도 두드러진 수준이다. 2월 이후 전날 종가까지 ‘KRX 2차전지 TOP 10’ 지수의 상승률은 16.20%로 총 33개 ‘테마’ 산업지수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니켈價 상승 호재 양극재株 ↑…‘전고체 양산’ 삼성SDI도 주목
2월 이후 확연하게 보이고 있는 2차전지 주가 회복세를 이끌고 있는 종목은 ‘2차전지 소재주’다.
특히, 리튬 등 핵심 소재인 메탈 가격이 최근 들어 반등하면서 판매 가격 상승과 이어져 수익성이 높아지는 ‘양극재’ 제조사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모양새다.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18일 기준 전월 대비 20.11% 오른 킬로그램(㎏) 당 106.5위안으로 집계됐다.
양·음극재 생산사인 포스코퓨처엠과 양극재 생산 기업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의 주가는 2월 이후 각각 24.46%, 24.12%, 24.04%씩 올랐다. 지난 1월 한달 간 각각 등락률이 -29.39%, -25.87%, -29.66%로 급락했던 것과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 것이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극재 기업들은 올해 1분기 판매량 증가 폭 대비 판가 내림세가 더 가팔라 흑자 전환이 어려울 전망”이라면서도 “최근 메탈 가격의 저점이 확인되면서 양극재 판가 추가 하락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오는 2분기 이후엔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기술 개발 대한 기대감이 커진 기업들의 주가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셀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 가운데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가장 먼저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지난 2월 이후 주가 상승률은 21.61%에 이른다.
이미 개발해 둔 21700 배터리를 업그레이드한 ‘4695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발표한 금양의 주가도 2월 이후 57.49%나 올랐다. 금양 측은 “‘4695 배터리’는 테슬라가 자사 전기차에 장착한 ‘4680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배터리 팩 생산성을 31%가량 향상하고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제어 안정성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동박 생산업체인 SKC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주가 등락률은 1월 각각 -15.23%, -24.97%에서 2월 1일부터 전날까지 각각 49.87%, 34.23%를 기록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와 ‘민·관 합동 배터리 얼라이언스’ 등 3월 중 2차전지와 관련한 각종 행사가 열리면서 2차전지 산업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면서 “각 기업의 연구·개발(R&D)과 투자 계획, 정부 차원의 다양한 정책적 지원 등이 확인되면서 투심을 자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주요 시장의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성장하고 있지만 전월 대비로는 역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2차전지주 상승세가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도 여전하다는 지적이 증권가에선 나온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셀 업체를 제외한 배터리 시총 상위주들은 대부분 버블(거품) 국면에 놓여진 상황이라 판단된다”며 “미국과 유럽의 선거에 따른 지원 정책 후퇴 가능성이 열려있고, 정책 변화에 따른 추정치 하향은 내년부터 영향권에 들어선다. 그만큼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은 종목을 중심으로 중장기적 관점을 갖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