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값 고공행진…대체재로 과일 주스 수요 늘어
헬시플레저로 위축세…무가당 제품 등 전략 변화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 직장인 이한나(28) 씨는 최근 올라간 과일값 부담에 주스를 구매했다. 이 씨는 “과일은 먹고 싶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워 차선책으로 과일 주스를 마신다”며 “무설탕 과일 주스도 있고 맛도 다양해 건강하게 과일 맛을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과일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대체재로 과일 주스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헬시 플레저(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는 것)’ 흐름으로 제로 음료에 수요를 뺏겼지만, 최근 과일값 부담으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다만 원재료인 과일값이 계속 오르고 있어 주스업계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9일 후지 사과(10개) 평균 소매 가격은 2만686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만6780원)보다 23.3% 오른 값이다. 정부가 과일 물가 잡기에 나서면서 전주(3만97원) 대비 21.2% 하락했으나 여전히 작년보다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신고 배(10개) 역시 일주일 전(3만3373원)보다 4.6% 저렴해졌다. 하지만 전년(2만1564원)과 비교하면 47.7% 올랐다.
과일값의 강세가 계속되면서 과일 주스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실제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홈플러스 과일주스 판매량은 전년 대비 2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 10% 증가했다. 온라인에서도 사과, 오렌지, 토마토 위주 과일주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G마켓의 경우 토마토 주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5% 폭증했다.
움츠러든 과일 주스 업계가 되살아날지는 미지수다. 제로 음료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판매량이 계속 감소한 영향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8년 1조2140억원이었던 주스 시장 규모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987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주스 업계는 다변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무(無)가당, 유기농, 이색과일 주스 등으로 탈출구도 모색하고 있다. 그 결과 2022년 1조300억원, 2023년 1조440억원으로 시장 규모는 소폭 커졌다. 지난해 웅진식품의 주스 브랜드 ‘자연은’은 제로 칼로리 건조과일 음료 ‘자연은 더말린’ 3종을 출시했다. 같은 해 풀무원도 정제수와 설탕을 첨가하지 않고 100% 유기농 원료만을 사용한 ‘아임리얼 유기농’을 선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재료 부담에도 주스 업계는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며 “과일값 부담으로 늘어난 주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과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