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리모델링 주택조합협의회 기자간담회

개포우성9차 리모델링한 개포더샵트리에

[르포]“재건축 안하고도 집값이 세배 올랐다”…리모델링 역차별 말아야 [부동산360]
개포더샵트리에 외관. 서영상 기자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공사 수주 당시 8억원이던 아파트가 분담금 약 4억원을 내고 지금은 25억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용적률이 이미 높은 상황에서 당시 조합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한 덕분이죠”(포스코이엔씨 관계자)

28일 찾은 서울 강남구 개포더샵트리에, 세련된 외관과 정돈된 조경, 차는 아파트 진입과 동시에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 지상에는 차가 없다. 내부로 들어서자 우물 천정의 높이는 2미터30센치에 달해 개방감은 최신 신축 아파트 못지 않다. 아파트 총 층수가 16층으로 다소 낮다는 것을 빼고는 최근 지은 아파트들과 다를 것이 없었다.

28일 서울시 리모델링 주택조합협의회(서리협)가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개포더샵트리에와 같은 성공적인 리모델링 사례를 선보이며 리모델링 정책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이 단지는 기존 개포우성9차(232가구)를 리모델링했다. 사업을 1대1 방식을 채택해 일반 분양된 단지는 없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했고, 2021년 12월 다시 태어났다.

기존 지하1층~지상 15층이던 단지를 지하 3층~지상 16층으로 늘렸다. 1층은 필로티 구조를 사용했고 최상층을 한층 올리면서 기존 세대들도 한층씩 집이 올라갔다. 주차대수도 기존 122대에서 320대로 198대가 늘어났다.

개포우성9단지는 리모델링 전 용적률이 249.33%였다. 현재는 355%에 이른다. 인근에 있던 개포우성3차(용적률 179%)와 경남아파트(174%)에 비해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 정비사업 대신 리모델링을 택했다. 즉 리모델링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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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더샵트리에 내부 거실 모습. 서영상 기자

집 내부를 둘러보며 최신 아파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거실과 주방은 마주보는 형태로 배치됐고, 층고는 높아 답답하지 않았다. 41평형 구조에 4개 방들의 크기는 충분히 넓었고 안방에 딸린 드레스룸과 거실 역시 개방감이 돋보였다.

서리협 관계자는 “멀쩡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부수지 말고 리모델링하는 것도 신축과 다름없이 안전하고 깨끗한 주거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탄소 배출도 훨씬 적어 친환경적이고 에너지·자원도 적게 든다”고 리모델링의 장점을 소개했다.

문제는 이처럼 장점이 많은 리모델링 사업이 정부의 관리 소홀로 침체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재건축 단지들의 규제완화에만 집중하는 반면 리모델링에 대한 규제는 강화하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개포더샵트리에처럼 1층을 필로티 구조로 바꾸고 최고층을 1층 더 올리는 설계를 기존 수평증축에서 수직증축으로 바꾸기로 한 법제처 유권해석은 치명적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필로티를 적용한 리모델링 모든 단지에 대해 수직증축 안전성 검토를 이행하라고 했다.

류지택 서리협 부회장은 “수평증축이 1차 안전진단만 받으면 되는 것과 달리 수직증축은 1·2차 안전성검토 및 2차 안전진단까지 추가로 받아야한다”사업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상황이 이러자 서리협은 윤석열 대통령에 리모델링 사업 관련 공약을 이행해달라고 공문도 발송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주택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며, 안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내에서 추가개선 과제도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임을 알린다”고 원론적인 대답만 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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