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12차 시공자 선정 나서…공사비 3.3㎡당 897만원

롯데건설·대우건설 등 입찰 참여 검토…다만 공사비는 변수

신반포27차 3.3㎡당 907만원 공사비 제시했지만 유찰

요즘은 강남도 시공사 찾기 힘들다던데…신반포 이곳은 다르다? [부동산360]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2차아파트 [네이버 거리뷰]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최근 강남 ‘알짜 입지’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인기 재건축 단지마저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강변 조망을 갖춰 입지가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업성이 부족한 소규모 단지인데다 ‘하이엔드(최고급) 브랜드’만을 고수해 수주전을 앞둔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신반포12차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최근 재건축 사업을 위한 시공사 입찰 공고를 냈다. 1982년 입주한 신반포12차아파트는 3개동 312가구 규모다. 향후 재건축을 통해 지상 35층, 5개 동, 432가구(공공주택 45가구)로 탈바꿈한다. 입찰 예정가격은 총공사비 2516억5028원이다. 3.3㎡당 897만원의 공사비를 제시했다. 현장설명회는 다음달 5일 열린다. 입찰은 오는 4월 22일 마감할 예정이다.

현재 롯데건설, 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 등이 입찰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일찍이 강한 수주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해 12월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LE-EL)’ 적용과 세계적 건축디자인회사 저디(JERDE)와의 협업을 발표하는 것은 물론, 존 폴린 저디 수석디자이너 겸 부사장이 설계안을 위해 직접 단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요즘은 강남도 시공사 찾기 힘들다던데…신반포 이곳은 다르다? [부동산360]
지난해 12월 존 폴린 저디 수석디자이너 겸 부사장과 롯데건설 직원들이 신반포12차 아파트 현장을 방문해 설계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롯데건설 제공]

롯데건설 관계자는 “신반포12차는 롯데건설 본사, 신반포 르엘과 함께 트라이앵글 타운화를 이룰 수 있는 전략 사업지로 서울의 관문인 경부고속도로변에서의 브랜드 노출 효과가 크다”라며 “세계적인 건축 디자인 회사, 저디와 함께 협업해 잠원동 최고의 랜드마크 단지를 계획하고 있으며 제안서를 준비해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공사비는 변수로 남아있다. 건설 업계에선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된 재건축 단지 평당 공사비가 1000만원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강남 일대 재건축 단지는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원하지만, 소규모 단지의 경우 평당 공사비가 1000만원은 돼야 최고급 사양 마감재를 쓸 수 있다”고 밝혔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최근 공사 원가의 급격한 상승으로 입찰 공고에 명시된 공사비로는 최고급 마감재를 적용해 공사를 수행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르엘의 브랜드 홍보를 위해 이윤을 최대한 줄여서라도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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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7차아파트 [네이버 거리뷰]

지난달 시공사 선정에 나섰던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7차아파트는 건설사가 참여하지 않아 유찰을 겪었다.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현대엔지니어링·SK에코플랜트·DL건설·호반건설 등 8개 사가 참여했다. 하지만 조합이 제시한 3.3㎡당 907만원의 공사비가 낮아 시공사 선정이 무산됐다. 현재 SK에코플랜트만 입찰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한강변에 위치한 신반포27차는 규모는 작지만 입지가 좋다”며 “아직 강남에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인 ‘드파인’이 적용된 단지가 없는 만큼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반포12차 수주전과 관련해서는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공사 선정 작업을 끝낸 후에도 공사비 문제로 착공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2차’는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공사비를 3.3㎡당 1300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2017년 3.3㎡당 약 500만 원의 공사비로 시공사를 선정했으나, 아파트 브랜드를 기존 ‘힐스테이트’에서 하이엔드인 ‘디에이치’로 변경하면서 마감재 가격이 높아진 것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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