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지수 시장평균 하회…SK하닉만 강세
“증시 레벨 부담에 매크로 불확실성”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미국과 일본 증시가 엔비디아발(發) 반도체 랠리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으나 국내 반도체 업종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흐름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9분 기준 KRX 반도체 지수는 전날보다 1.56% 오른 3812.56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각 KRX 29개 지수 순위 중 25위다. 가장 상승률이 높은 KRX 증권은 7.32% 올랐다. 이어 KRX 300 헬스케어는 6.36% 올라 다음으로 높다.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는 0.14% 올라 7만3200원을 나타내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0.92%, HPSP는 –0.35%, DB하이텍은 –0.1% 하락했다. 반면 엔비디아발 밸류체인에 탑승한 SK하이닉스는 전날에 이어 오전 장중 신고가를 갱신하며 현재 3.77%오른 16만2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반도체주 전반적 부진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 후 반도체와 빅테크 랠리가 본격화한 미국 및 일본 증시와는 대조적이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오름세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던 증권가의 예상과도 빗나간 결과다.
앞서 뉴욕 증시는 엔비디아의 호실적 발표 이튿날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22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평균지수가 1.18% 오르면서 사상 처음으로 3만9000을 돌파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11% 오른 5087.03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도 2.96% 상승한 16,057.44로 202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6000을 넘겼다.
엔비디아가 16%, AMD가 10% 이상 오른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메타 등이 2~3%씩 올랐다. 엔비디아 덕분에 일본 증시의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도 전날 2.19% 오른 39,098로 장을 마감해 '거품 경제' 시기인 1989년 기록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및 일본 증시의 훈풍과 별개로 국내 증시가 미·일과 중국 사이에 낀 상태를 유지해 영향이 제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국내 증시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과 AI 랠리, 수출 경기 개선으로 상승 국면을 타고 있지만 강도는 미·일보다 미진하다”며 “중화권 증시는 부양책 기대감으로 반등 국면에 있지만 불확실성이 크다. 증시 레벨 부담과 매크로 불확실성 속에서 국내 증시의 상승 사이클이 유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