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600권에 갇혀

시총1위 삼전 부진, SK하닉 선방

밸류업프로그램 기대감 '삼천피'가능성

엔비디아발 훈풍, 韓증시 ‘삼천피’ 동력될까…삼성전자 움직임은?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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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훈풍에 미국과 일본 증시가 나란히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국내 증시는 아직 잠잠하다. 올해 초 대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이달 중순부터 코스피는 2600 박스권에 갇혔다. 미·일 반도체주가 각국 증시를 견인한 것과 달리, 시가총액 1등주 삼성전자를 둘러싼 반도체 대전에 대한 위기감이 드리우면서다.

다만 삼성전자가 모바일 반도체 설계 시장의 절대 강자인 ARM과 동맹을 강화하는 등 빅테크와 협업을 강화하는데다, 엔비디아 바람을 탄 시총 2위 SK하이닉스는 굳건한 상황이다. 이에 더해 다음주 발표 예정인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화하면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에 따른 증시 전반 성장으로 ‘삼천피’ 가능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7일 2609.58에 마감한 뒤 전날까지 10거래일 연속 2600포인트대에 갇혔다. 지난 19일(2680.26) 올해 최고치를 찍었지만 전날까지 15.99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시총 1위인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둔화되면서 코스피 상승에 발목을 잡았다. 최근 한 달간(1월22일~2월22일) 코스피는 7.75% 올랐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되려 2.14% 하락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5조9700억원이 빠졌다. 전날 엔비디아 호실적에 글로벌 반도체주들이 랠리를 이어갔지만, 삼성전자는 100원(0.14%)오르는데 그쳤다.

반면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독점 공급하다시하며 ‘엔비디아 밸류체인’(가치사슬)에 속한 SK하이닉스는 훈풍을 탔다. 이날 오전 한때 장중 16만6000원을 돌파하며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3월부터 현존 세계 최고 사양인 HBM3E을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하면서, 글로벌 AI 랠리 훈풍에 올라탄 흐름이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소부장 가운데 해외 비메모리 관련 밸류체인들의 수혜구조 구체화가 기대되며, SK하이닉스는 해당 조건에 부합한다”며 최선호주 의견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D램에서 여전히 1위지만 고부가 첨단 반도체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주도권을 빼앗긴데다, TSMC와 파운드리 격차도 벌어졌다. 인텔까지 반도체 대전에 가세하면서 위기감은 어느때 보다 크다. 다만 삼성전자는 ARM의 차세대 반도체 설계 기술을 공정 기술에 결합해 최적화하며 빅테크와 협업을 통해 활로 모색에 나섰다.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대형 AI 반도체 고객사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만남도 앞뒀다. 더불어 삼성 파운드리는 최대 수주(160억 달러)를 달성했고, 증권가에선 2028년께 24% 점유율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23년 최대 규모 수주가 2024년 하반기부터 매출 인식이 시작되어 삼성 파운드리 실적은 올상반기 바닥을 확인하고 하반기부터 개선 추세를 나타낼 전망이다”며 “특히 2024년부터 파운드리 수주는2나노 (nm)를 포함한 선단 공정의 제품 비중 확대로 삼성 파운드리 실적은 2025년부터 큰 폭의 개선이 기대된다”고 했다.

다음주 발표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증시 전반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증시 최고치를 기록한 배경엔 주주친화정책을 포함한 기업들의 주가 견인 노력 등이 뒷받침됐다.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통해 만연한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면 증시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중소가치팀 팀장은 “2011년까지만 해도 한국과 일본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비슷한 수준이었다”며 “일본 증시가 나스닥만큼 올랐듯 3000포인트가 코스피 지수 하단을 받칠 날이 올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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