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
15일에도 2.46% 올라
알파벳 제치고 美증시 시총 3위 올라
800달러 고지 눈앞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올해 들어 더 강력해진 AI(인공지능) 열풍으로 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인 엔비디아의 주가가 파죽지세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도 엔비디아 주가는 전일대비 2.46% 오른 739달러를 기록했다. 227달러 수준이었던 1년 전과 비교하면 225% 상승한 수준이다. 이로써 엔비디아는 전날 아마존을 제치고 미국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4위에 오른 지 하루 만에 알파벳마저 웃돌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에 이어 시총 3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엔비디아의 시총은 1조8300억달러, 알파벳의 시총은 1조8200억달러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15일 한 온라인 주식게시판에는 엔비디아 매수자로 보이는 투자자가 인증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이 사람은 “진짜 주식을 하나도 모르는데 친구가 몇년 전부터 이거 3개(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만 그냥 넣어 놓으라고 해서 하나둘 조금 모았던게 이렇게 됐다”며 “엔비(디아)가 800(달러) 갈거라는데 두는게 맞겠죠? 추매(추격매수)의 용기가 나지 않는 숫자다”라고 썼다.
이 사람이 올린 사진에 따르면 현재 엔비디아는 309%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도 각각 77%, 33%의 차익을 보고 있다.
한편, 뉴욕증시는 1월 물가 지표에 대한 우려로 하락한지 하루 만에 반등했다. 14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1.52포인트(0.40%) 오른 3만8424.27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7.45포인트(0.96%) 상승한 5000.62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3.55포인트(1.30%) 오른 1만5859.15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전날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차익실현의 빌미로 삼았다. 시장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시기를 재조정하면서도 1월 물가에 대한 반응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반등을 모색했다.
전날 다우지수는 지난해 3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으며, S&P500지수도 5000선 아래에서 마감했으나 이날은 5천을 웃도는 수준에서 마감했다. 양대 지수는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가파르게 오름세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조정 압박이 커진 바 있다.
여기에 올해 연준이 시장의 예상보다 더 늦게 금리 인하를 시작하고 금리 인하 폭도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는 우려에 그동안 연준의 완화적 정책을 가격에 반영해온 시장은 숨 고르기에 나섰다.
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한 방송에 출연해 금리인하는 6월에 시작될 것이라며 시장은 올해 인하 폭도 "엄청나게 과대평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금리 인하 폭이 50bp(=0.5%포인트)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시장의 대표 강세론자 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전일 뉴욕증시의 급락에 대해 "과도한 반응이었다"며, 증시가 올해 상반기 고점을 아직 찍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일 CPI가 예상을 웃돌았지만, 전체적인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는 꺾이지 않았으며, 아직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이 충분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날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몇 달간 약간 더 높게 나오더라도 이는 목표치로 돌아가려는 우리의 경로와 여전히 일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2개월 기준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할 때까지 금리 인하 개시를 기다리는 것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이클 바 연준 금융 감독 부문 부의장은 예상보다 강한 1월 소비자물가는 2%로 향하는 길이 "순탄치 않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바 부의장은 이날 한 연설에서 "연방기금금리를 낮추는 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계속 좋은 지표를 봐야 한다"라며 금리 인하에 있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등 다른 당국자들이 언급해온 것처럼 "신중한 접근"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도매 물가인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이전보다 더 하락한 것으로 수정된 점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소 완화했다. 미 노동부는 12월 PPI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발표됐던 0.1% 하락에서 하향 조정된 것이다. 이번 수치는 계절적 조정 요인을 재산정하면서 수정된 것으로 계정 조정을 반영하지 않는 전년 대비 자료는 수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