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집행기관 통보는 90% 늘어
FIU, 선제적 의심거래 정지제도 도입 추진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작년 가상자산 사업자의 의심거래(STR) 보고 건수가 약 49% 증가하고, 법집행기관 통보 건수는 약 9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14일 올해 업무계획 중 심사·분석 분야 정책 방향을 구체화한 '가상자산, 불법사금융 관련 자금세탁 대응 강화 현황 및 향후 계획'에서 이처럼 밝혔다.
FIU는 가상자산 관련 자금세탁 의심거래에 대해 금융현장의 적극적인 보고를 유도한 결과 작년 가상자산사업자의 의심거래 보고 건수가 작년 1만6076건으로 전년 대비 48.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의심거래 보고 건수 중 가상자산 의심거래 보고 건수 비중은 2022년 1.2%에서 2023년 1.7%로 증가했다.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분석 시스템을 고도화한 결과 가상자산 관련 범죄 의심 사례로 검찰·경찰·국세청 등 법집행기관에 통보한 건수 역시 전년 대비 약 9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는 불공정거래행위를 통해 다수의 투자자에게 피해를 준 가상자산 발행업자, 가상자산 투기 세력의 김치 프리미엄을 이용한 불법 외화 유출 사범, 가상자산을 악용하여 마약을 유통한 혐의자 등을 적발해 법집행기관에 통보했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는 불법 사금융 의심거래에 대한 전략적 심사 분석을 통해 국세청·경찰청에 불법사금융 의심 사례 100여건을 통보했다.
등록대부업자의 소득신고 누락, 대부업자의 불법재산 은닉 등 위주로 과거 DB 축적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등록 대부업체를 운영하면서 연 300% 이상의 고금리 이자를 수취하거나, 다른 대부업자와 연계해 수십억원의 금액을 대부하고 이자 수익 신고를 누락한 사례를 적발했다.
FIU는 앞으로 신종·민생범죄 근절에 역량을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현재 가용 인력 및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가상자산, 불법사금융, 마약, 도박 등 신종·민생범죄 관련 금융정보 분석을 강화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가상자산 거래내역과 복잡한 이동 경로를 추적·분석할 수 있는 '가상자산 전용 분석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는 등 심사분석기법을 고도화한다.
범죄의 신속한 적발과 범죄수익의 효과적 환수를 위한 '선제적 의심거래 정지제도' 도입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의심거래 정지제도는 검찰 수사 전 단계에서 FIU가 의심거래 진행을 보류·정지하는 즉각적 조치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각국에 도입을 권고했다. 영국, 독일, 핀란드 등 49개국에서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