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지수 3만8100선 돌파
3만8000대는 1990년 1월 이후 처음
1989년 사상최고치(3만8915)도 가시권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가 15일 '거품(버블) 경제' 때 이후 처음으로 3만8100선을 돌파하며 34년여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1.21% 오른 3만8157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수가 3만8000대에 올라선 것도 1990년 1월 11일 이후 약 34년 1개월 만이다. 지수는 장 중 한때 3만8188까지 상승했다.
앞서 닛케이지수는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지난 13일 장중 3만8010까지 올랐다가 밀리기 시작해 14일에는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뉴욕 증시가 14일(현지시간)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도쿄증시에 반도체주 등을 중심으로 다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이날은 한단계 더 상승했다. 이에 따라 올해 강세를 보이는 도쿄 증시가 역대 최고치를 머잖아 경신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미즈호증권 관계자는 "최근 약 1개월간의 주가 상승은 기업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다"며 "사상 최고치 경신도 임박해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일본 증시는 거품 경제 때인 1989년 말 역대 최고치인 3만8915까지 올랐다가 그 뒤 거품 붕괴와 '리먼 쇼크' 등의 영향으로 2009년 3월에는 7054까지 추락하는 등 한동안 기록 경신과는 먼 흐름을 보여왔다.
하지만 작년부터 확연한 반등세를 보여 온 닛케이지수는 어느새 ‘거품(버블) 경기’ 당시인 1989년 말의 역사적 고점에 근접해 있다. 1989년 12월 29일 당시 종가 기준 고점 3만8915.87 및 장중 고점 3만8957.44 도달도 가시권에 두게 된 것이다.
닛케이지수는 외국인 투자자 유입 등에 힘입어 올해 들어서만 14% 올라 미국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인 만큼, 역사적 신고가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다.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기업 실적 기대감, 경기 침체 진입에 따른 완화적 통화정책 지속 기대 등도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편입 종목 수가 많은 일본의 다른 주요 주가지수 토픽스 대비 닛케이지수 움직임을 나타내는 NT비율은 3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으며, 이는 닛케이지수 편입 종목인 테크·수출 기업 등의 주가 상승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이날 춘제(春節·설) 연휴 이후 처음 문을 연 대만 증시에서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 주가 급등에 힘입어 주요 주가지수가 천장을 뚫었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이날 종가 기준 3.03% 급등한 1만8644.57로 장을 마감해 2022년 1월 당시 전고점을 넘어섰다.
특히 자취안 지수에서 약 30% 비중을 차지하는 TSMC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7.89%나 상승했다. AI·반도체 관련주 강세 속에 이 분야의 대표적 수혜주인 TSMC 주가는 장중 9.8% 급등해 2020년 7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TSMC가 연휴 기간 1월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고 밝혔고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TSMC의 목표 주가를 상향한 것도 호재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