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원동 신반포 18차 337동

111㎡→97㎡ 옮기는데 12.1억원 분담금 추정

50㎡→53㎡…한 평 늘릴때도 6억원 분담금 내야

“시공사와 공사비 재협상 거쳐야”

집 3평 줄여도 12억 더 내라고?…“재건축하다 파산하겠네”  [부동산360]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18차 337동. [네이버 로드뷰 갈무리]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강남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들의 재건축 분담금이 면적을 14㎡ 줄여 옮기는데도 불구하고 12억원을 더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일부 조합원들은 시공사의 과도한 공사비 인상이 원인이라며 반발에 나섰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18차 337동 재건축조합은 지난해 말 관리처분변경 총회를 열고 추정 분담금을 공개했다. 재건축 분담금이란 정비사업에 들어가는 총 공사비용에서 분양 수입을 뺀 액수다.

한 가구가 제시한 추정분담금 자료에 따르면 기존 111㎡(이하 등기부등본상 전유면적)를 97㎡로 옮겼을 때 12억 1800만원의 분담금이 예상된다. 54㎡로 줄였을 때도 1억5690만원의 분담금을 내야한다. 42㎡로 줄인다고 했을 때 2억1600만원을 환급받는 수준이다.

이보다 작은 평형인 기존 50㎡ 가구의 추정 분담금 역시 부담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50㎡ 가구가 53㎡로 한 평(3.3㎡) 수준을 늘려갈 때 내야하는 분담금이 6억3200만원에 달한다. 42㎡ 로 옮겼을 때도 3억1300만원을 분담해야 하고 97㎡를 신청할 때는 16억6000만원이라는 엄청난 액수를 부담해야 한다.

조합은 지난 총회에서 각 가구의 추정분담금을 공개하고 설계변경 등에 따른 관리처분변경 총회를 개최했지만 안건은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

김종근 신반포 18차 337동 조합장은 “2월 23일 다시 관리처분변경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면서 “(과도한 분담금에 대해)세부적인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부 조합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서초구청에 관리 지도 민원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미 부결된 안건을 내용 변경없이 4000여만원의 총회 비용까지 써가며 또 다시 개최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당초 같은 30평형으로 옮길 때 3~4억원의 분담금을 얘기해 사업에 동의했다. 고금리 시대에 금융비용까지 추가했을 때는 12억원 분담금이 얼마나 늘어날지도 모르겠다”면서 “관리처분계획 변경안의 재수립을 위해 협상단을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비대위원이 포함된 협상단을 구성해 시공사와 공사도급조건, 외관 디자인, 마감재 등 전반적인 재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국부동산원의 공사비 검증 후 공사비에 대한 최종 협상을 완료한다는 내용도 포함된다.

다른 조합원은 “진행되고 있는 공사가 끝나면 전세를 내놔 보증금으로 분담금을 메워야 할 지경”이라면서 “재건축 했다가 파산할 지경”이라고 했다.

1대 1 재건축으로 진행되는 신반포18차 337동은 서초구 잠원로 195(잠원동) 일원 5917.7㎡를 대상으로 한다. 조합은 이곳에 지하 3층~지상 31층 규모의 공동주택 2개동 178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할 계획이다. 한강변 바로 옆에 위치하고 인근에 지하철 3호선 신사역이 있어 교통환경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합은 지난해 2월 조합 총회를 열고 시공사와 3.3㎡ 당 958만원(총 795억원)에 달하는 공사 도급계약 변경안건을 통과시켰다. 2019년 9월 계약당시 공사비(3.3㎡ 당 660만원·총 537억원)와 비교해 3년 만에 45% 오른 금액이었다. 당시 일부 조합원들은 공사비를 올린 총회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도시정비법 45조는 사업비가 10분의1 이상 늘어나는 경우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하고 있는데, 당시 총회에서는 의결정족수를 못 채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