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가는데, 느리게 걸어서 20~30분. 그곳은 바로 튀르키예이다. 두 대륙을 가르는 이스탄불의 보스포러스(Bosphorus) 해협에 놓인 다리만 건너면 된다.
국제정치와 통상의 많은 부분은 유럽이고, 생활문화, 주민의 심성, 고대역사는 아시아이다. 즉 유럽의 정치경제 환경속에서, 지속적으로 계승되고 있는 아시아 문화, 대표적인 동서 퓨전의 나라이다.
역사적으로는 고구려의 이웃사촌나라인 돌궐(투르크)이고 생활문화, 음식문화면에서도 우리와 닮은 점도 적지 않다. 가장 흔한 풍경은 곱창과 홍합 요리를 즐기고, 길거리에서 군밤과 구운 옥수수를 파는 노점상이 많다는 점.
동방에 있다가 계속 서진하면서 로마제국을 제압, 축출한 튀르키예의 끊임없는 문화접변의 결과물은 튀르키예 길거리 음식에서 잘 나타난다. 튀르키예 문화관광부가 9일 미식의 도시 이스탄불에서 꼭 맛봐야 할 길거리 음식들을 소개했다.
▶튀르키예 국민 아침 메뉴 ‘시미트’= 시미트 (Simit)는 이스탄불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길거리 음식이다. 시미트는 지름 15cm (6인치) 크기의 빵으로, 고리 모양의 반죽에 참깨를 뿌려 구워 낸 간식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고 쫄깃한 반죽이 특징으로, 하나만 먹어도 배가 든든할 만큼 포만감이 느껴진다.
튀르키예에서는 치즈 시미트와 향긋한 차를 곁들여 아침 식사를 하곤 한다. 시원한 요거트 음료 ‘아이란 (Ayran)’과 오후에 즐기는 시미트는 아침과 또 다른 별미이다.
▶세계적인 요리 방식 ‘도네르’= 도네르 (Döner)는 이미 외국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튀르키예 대표음식이다.
‘회전’한다는 의미를 가진 도네르 (Döner)는 얇게 썬 소고기, 양고기 또는 닭고기를 수직으로 세워 돌려가며 굽는 요리 방식 일컫기도 한다.
이스탄불에서는 고기를 얇게 썰어 플랫 브레드에 얹어서 먹거나 양상추, 토마토, 소스와 함께 롤처럼 싸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튀르키예식 곱창 ‘코코레치’= 튀르키예를 대표하는 야식으로 코코레치 (Kokoreç)를 빼놓을 수 없다.
코코레치는 쉽게 말해 ‘양고기 곱창’으로, 양의 내장에 후추, 고춧가루, 타임, 소금 등 향신료를 곁들여 구운 요리를 말한다.
고기 단품으로 먹기보다는 샌드위치 형태로 즐기는 것이 좋다.
▶홍합껍질 안 꽉 채운 ‘미디예 돌마’= 미디예 돌마 (Midye dolma)는 홍합 껍데기에 홍합, 쌀, 양파, 소금, 향신료를 가득 채워 만든 음식이다.
상큼한 레몬즙을 위에 뿌려 손으로 먹는 음식으로써 탁심 (Taksim), 베식타스 (Beşiktaş), 카디쾨이 (Kadıköy) 지역 푸드트럭에서 특히 많이 볼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이다.
▶세계인이 사랑하는 겨울철 간식 ‘구운 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대표적인 겨울 간식으로 구운 밤이 꼽힌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구운 밤을 파는 이동식 카트가 도시 곳곳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스티클랄 (İstiklal,), 바하리에 (Bahariye) 등 이스탄불 먹자골목에서 군밤 노점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건강한데 가격까지 착한 고등어 케밥= 발릭 에크맥 (Balık-ekmek)은 바삭한 빵에 구운 고등어와 양파, 채소를 곁들인 생선 샌드위치를 말한다.
이스탄불 길거리 음식의 대명사로도 꼽히는 발릭 에크맥은 영양이 풍부하면서도 가격도 저렴해 이스탄불 사람들은 물론 세계인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카라쾨이 (Karaköy), 에미뉘 (Eminönü) 와 같은 해변 지역에서 판매하는 ‘발릭 에크멕’이 특히 유명하다.
▶치즈와 버터로 속이 꽉 찬 감자요리 ‘쿰피르’= 쿰피르 (Kumpir)는 구운 감자안에 체다 치즈, 소금, 버터를 넣고, 그 위에 샐러드, 소시지 등과 같은 토핑을 추가한 음식을 말한다.
보스포러스 해협 근처 오르타쾨이 (Ortaköy) 지역에서 특히 쿰피르 노점상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