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환수 할 수 있습니다. 보통 학생이 학업을 중단하면 장학금을 회수하지는 못하지만 이것은 협정이 되어 있습니다.”(서판길 한국뇌연구원 원장)
터질게 결국 터졌다. 국내 연구기관과 국제공동연구를 수행하기로 한 외국 학생이 지원금만 챙기고 받고 튀었다. 국정감사에서 환수를 호언장담했던 이 연구기관은 아직까지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뇌연구원은 지난 2020년 10월부터 4년간 규정에도 없는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대학과 공동 박사학위 과정을 운영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양 기관이 한국과 영국학생 각각 1명씩 선발해 양국에서 2년간 공동 연구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학비와 체제비를 지원받는 형식이다.
문제는 영국학생이 명확한 이유없이 지원금만 받아 챙기고 한국에 입국조차 하지 않은 초유의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 학생에게 환수해야할 금액은 약 2만 7996만 파운드(4600만원)다. 왠만한 중소기업 직원 1년치 인건비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특히 뇌연구원은 이 돈을 협력기관인 킹스칼리지에 전달한 것이 아니라 학생 개인 계좌에 입금하면서 스스로 논란을 자초했다.
뇌연구원은 공공기관으로 국민 세금을 사용하면서 최소한의 담보‧보증장치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전개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서판길 한국뇌연구원 원장은 지난해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 지적에 대해 “해당 학생의 귀책사유로 인한 만큼 환수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현재까지 아무런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킹스칼리지 측에 반환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고 다른 강제할 방법이 전무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한 국제법 변호사는 “해당 학생에게 반환을 요구할 수 있지만 국제법상 강제 환수는 어려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과학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의 방관과 뇌연구원의 무대책, 킹스칼리지의 외면으로 국민혈세가 낭비된 대표적 실패 사례”라며 “정부 글로벌 R&D 사업이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 감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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