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서버용 D램 점유율 50% 육박
35% 차지한 삼성전자보다 크게 앞서
HBM·DDR5 등 고부가가치 맞춤형 전략 통해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SK하이닉스가 주력 제품인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포함하지 않은 서버용 D램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 3분기 D램 시장에서 역대 최대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삼성과의 격차를 최저 수준으로 좁힌 가운데, DDR5 메모리의 공급 확대에 힘 입어 빠른 실적 개선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다.
1일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서버용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매출 18억5000만달러를 기록, 49.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2위로 13억13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35.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3위는 미국 마이크론으로 매출 5억6000만달러, 점유율 15%를 나타냈다.
이번 조사는 하이퍼스케일 기업들의 클라우드 서비스 등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 전용 D램을 대상으로 했다. 주요 제품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은 일반 D램에 비해 훨씬 고성능이며, 가격도 비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힌다. 서버용 D램 시장에서 DDR5 비중은 올 2분기 13%에서 연말에는 48%까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에 SK하이닉스의 킬러 제품인 HBM이 제외됐다. HBM은 생성형 AI 서비스 등 인공지능 센터에 주로 탑재되는 필수 메모리다. 업계에서는 만약 HBM을 포함할 경우 서버용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체 D램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 D램 시장 점유율은 39.4%, SK하이닉스는 3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양사의 격차는 최근 10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SK하아닉스는 1분기 24.7%를 차지하며 마이크론(27.2%)에도 뒤졌었지만, 2분기 2위를 회복하고 3분기 격차를 더 줄였다.
SK하이닉스는 ‘고객사 맞춤형 메모리’를 무기로 삼아 불황을 정면 돌파하고 있다. HBM과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엔비디아, 인텔 등 주요 고객사와 1대 1로 협력하며 특화된 커스터마이즈 제품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 제품을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인텔로부터는 인텔로부터 1a(10나노 4세대) DDR5 D램 인증을 받았다. 현재 1b(10나노 5세대) D램 검증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실적 개선에 대한 큰 자신감을 바탕으로 임직원에 대한 통 큰 결정도 아끼지 않았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달 30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함께하는 더 소통행사’에 참석해 임직원들에게 “(임금인상분은) 흑자전환 시 지급되는 것이지만 다운턴(하강 국면) 극복의 의미를 담아 12월에 연봉인상 소급분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SK하이닉스와 노조는 올해 연봉 인상률을 총 4.5%로 정했으나 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 시 인상분을 소급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아직 흑자 전환이 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업황 회복 경향과 구성원에 대한 감사하는 차원에서 조기 지급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D램과 낸드 가격은 지난 2개월 연속 상승하며 내년 메모리 반도체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1월 PC용 범용 D램(DDR4 8Gb 1Gx8 2133㎒)의 고정거래가격은 1.55달러를 기록하며 지난달보다 3.33% 상승했다. 낸드플래시(128Gb 16Gx8 MLC) 고정거래가격 역시 5.41% 상승하며 4.09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