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정부원안 본회의 자동 부의

법정기한 2일 예결위 심사 안돼

탄핵정국 급랭 처리지연 전망도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손준성·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2024년도 예산안 처리도 법정기한(12월 2일)을 넘길 전망이다. 예산안에 대한 심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탄핵안 발의와 처리를 두고 정국이 급랭하고 있어 예산안 처리 지연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국회법에 따라 1일 원안 그대로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전날인 11월 30일까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예산안 심사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회법은 매년 11월 30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치도록 하고 있는데,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 기한까지 심사를 마치지 못했을 때 그 다음 날인 12월 1일 바로 본회의에 부의된 것으로 본다.

현 상태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정부 원안대로 예산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오히려 여야간 갈등 확대의 결정적 원인이 된 이 위원장과 두 검사에 대한 탄핵 문제를 두고 정국이 얼어붙은 상황이어서 예산안 논의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처리 지연이 장기화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런 상황이라면 예산안 처리는 당분간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까지 내년도 예산안은 예결위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정부가 짠 예산안에 대해 민주당은 R&D(연구개발), 청년 관련 예산은 늘리고 특수활동비, ODA(공적개발원조) 예산 등은 삭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 예산안과 관련해 예비비로 5조원 편성된 것을 대폭 삭감하고 ODA와 관련해선 수혜 대상국의 준비가 안 돼 있는 점 등을 감안해 9000억원 이상 삭감시킬 방침이라고 했다. 정부 예산안에서 4조 6000억원 정도 감액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R&D 예산 1조5000억원, 소상공인 에너지바우처·대출이자 부담 경감을 위해 3조3000억원, 청년세대와 관련해 5600억원 등을 증액해 8조원 이상의 증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헌법상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 예산을 증액하거나 새 예산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

일방적인 법안·안건 처리를 막기 위해 개정된 국회법 조항(국회 선진화법)이 2014년 5월 시행된 이후 헌법상 처리 기한인 12월 2일 내에 예산안이 통과된 건 2014년과 2020년 두 차례 뿐이다. 특히 지난해엔 법정기한은 물론 정기국회 종료일인 12월 9일도 훌쩍 넘겨 12월 24일 새벽에야 통과됐는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두고 여야가 대립했었다.

이날 민주당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여당에서 협조해주면 처리는 문제 없는데 지금 탄핵 가지고 저렇게 아무것도 안 하려고 하고 있으니 그게 문제인 것”이라며 “최대한 빨리 처리하려고 기준과 원칙에 따라 하려는데 안 되니까 우리도 나름의 수정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예산안) 법정시일을 지키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못 지켰으면 정기국회 내에서라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안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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