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밀 일원화 1년 만에 사업 철수
저출산 여파에 배달 이유식 경쟁 심화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풀무원이 배달 이유식 사업을 철수하고, 헬스케어 서비스에 집중한다. 저출산 여파로 이유식 시장이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사업에 주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2010년부터 시작한 이유식·유아식 서비스를 내달 종료한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부터 풀무원 디자인밀 이유식·유아식 주문 접수가 종료될 예정이다.
풀무원은 올해 1월 이유식 브랜드 베이비밀을 구독형 식단 사업인 디자인밀로 통합시켰다. 당시 풀무원은 식단 일원화를 통해 개인 맞춤형 식이 관리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통합 1년 만에 영유아식 사업을 완전히 접고 헬스케어 사업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재 디자인밀은 당뇨나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메디케어와 고령층을 위한 시니어케어 등 ‘케어식’과 ‘건강기능식품(건기식)’ 등을 포함한다.
풀무원 관계자는 “디자인밀은 케어식·건기식, 칼로리 영양균형식, 영유아 맞춤식 등 카테고리로 나눠져 있다”며 “헬스케어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어 케어식·건기식, 칼로리 영양균형식에 집중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풀무원의 영유아식 사업 중단이 출산율 저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출산율은 매년 감소하는 추세로, 관련 시장도 축소되고 있다.
통계청 인구동향조사를 보면 최근 5년간 출생아 수는 ▷2018년 32만7000명 ▷2019년 30만3000명 ▷2020년 27만2000명 ▷2021년 26만1000명 ▷2022년 24만9000명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출생아 수가 감소하면서 영유아식 수요도 줄어들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0년 영유아식 생산량은 2만8934t(톤)으로, 2016년 6만5815t에 비해 56% 감소했다. 생산액도 같은 기간 3013억원에서 2607억원으로 13.5% 하락했다.
이유식 시장이 축소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사업 이익은 갈수록 줄고 있다. 이 가운데 배달 이유식 사업은 중소 업체들이 잇달아 진입하면서 출혈 경쟁까지 심화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과 베베쿡, 엘빈즈, 루솔 등 중소기업이 이유식 시장에 모두 뛰어든 상황이다.
풀무원의 영유아식 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풀무원의 신선택배 매출액은 579억47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1.5% 수준이다. 해당 카테고리에 녹즙 등 건강음료와 다이어트식, 베이비밀 등이 모두 포함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유아식 판매만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풀무원은 베이비밀의 정확한 매출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전체 매출의 1% 미만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