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인상, 7월 FOMC 이후 사실상 종료” 평가
“내년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전망도 제시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뒀음에도 증권업계는 기준금리 인상 랠리가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평가했다.
연준은 1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후 회견에서 "최근 몇 달 동안 장기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금융 여건이 긴축됐다"며 동결 배경을 밝혔다. 다만 현재 금융 여건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의 싸움을 끝낼 만큼 충분히 긴축적인지 확신이 없다며 필요시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2일 보고서를 내고 "누적된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금융 여건이 긴축적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연준이 인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작년 3월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은 마무리 단계"라며 "지난 7월 5.25∼5.50%로 인상된 이후 종료됐다는 기존 전망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공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장기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금융 여건이 긴축됐다'고 언급한 점을 거론하며 "최근 가파르게 이뤄진 시중금리 상승으로 나타난 상황 변화에 만족을 표하는 동시에 금융시장 전반에 더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사표시로 풀이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11월 FOMC는 높아진 시중금리가 그 자체로 금융 여건을 긴축적으로 변화시켰고, 그 결과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파월 의장의 '장기채 금리 상승으로 금융 여건 긴축' 언급을 지적하며 "인상적이었던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11월 FOMC가 직전 9월보다는 다소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으로 변화된 점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매파적 기조의 강조가 직전 대비 강조됐다고 해서 12월 FOMC에서 추가 인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연준은 매파적 동결을 시도했지만, 사실상 추가 긴축이 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라며 "고용과 같은 핵심지표 둔화 등이 수반된다면 금리 하락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이나 반대로 4분기는 전쟁 등 외부요인도 있어 금리 하락 전환보다는 추가 상승이 나오기는 어려운 환경이 형성되었다는 점에 더 포인트를 줄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고용과 물가 추이, 미국 재정적자에 따른 미 국채 발행 증가로 인한 금융 여건 긴축 등을 고려할 때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은 종료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고용 지표가 초과 수요에서 점차 균형점으로 이동을 시사하는 가운데 물가는 에너지 가격의 충격만 없다면 안정적인 흐름이 예상된다"며 "내년 하반기 3회(0.75%포인트)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과소 긴축과 과대 긴축 위험 사이의 균형을 추구하는 가운데 향후 입수될 경제지표는 금리 동결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9월과 비교했을 때 경기 및 물가 경로 변화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9월에 전망했던 대로 내년 3분기 말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도 "12월 FOMC까지 두 번(10·11월)의 고용 및 물가 지표를 추가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연준의 금리 동결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며 "향후 미국의 성장률 궤적과 고용 및 물가 지표가 전망에 부합할 경우 미국 10년물 명목금리는 올해 말 4.5% 내외 수준으로 안정화된 이후 내년 중 4.0~4.5% 범위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미 재무부는 같은 날 발표한 국채입찰 세부 계획에서 향후 3개월간 국채 발행을 늘리기로 했지만 증가 폭은 시장 예상에 못 미쳤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신용 위험을 가중시키지 않기 위해 연준과 재무부가 기간 프리미엄에서 오는 장기채 금리 급등세를 관리하는 모습"이라며 향후 관전 포인트로 미국 정부의 셧다운 가능성, 4분기 소비 관련 지표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