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헌재 ‘10월 선고’에 사형제 헌법소원 없어
유남석 소장 11월 10일 퇴임, 이제 남은 임기 2주
탄핵심판 등 ‘특별기일’ 열기도 하지만 시간 빠듯해
접수 4년 8개월…후임 소장 체제서 심리 계속 전망
[헤럴드경제=안대용·유동현 기자]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의 사실상 마지막 선고로 주목받은 ‘10월 헌재 선고’에 사형제 헌법소원 사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주요 사건 가운데 첫손에 꼽히는 사형제 헌법소원은 후임 소장 체제에서 심리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헌재에 따르면 유 소장의 임기는 11월 10일까지다. 별도 일정이 추가되지 않는다면 전날 진행한 10월 선고가 유 소장이 재판장으로 헌재 대심판정에 자리한 마지막 선고로 기록된다.
헌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매달 한 번씩 선고기일을 연다. 매달 넷째주나 마지막주 목요일에 그 달의 선고가 잡히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매달 하순 진행하는 통상적 선고 외에 헌재가 ‘특별기일’ 형식의 재판을 열어 선고하는 경우도 있다. 대통령, 장관 등 고위 공직자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이 대표적이다.
탄핵심판은 재판이 이어지는 동안 파면 여부 대상이 된 고위 공직자의 직무가 정지된다. 때문에 헌재는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재판관들이 심리를 마무리한 후 결론을 도출하면 별도 일정을 잡고 선고해왔다. 지난 7월 20일 통상의 선고를 하고서 이와 별도로 같은 달 25일 특별기일을 잡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심판 선고를 진행했다. 헌정사상 첫 대통령 파면 결정이 있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도 특별기일로 선고 날짜가 정해진 뒤 2017년 3월 10일 선고가 이뤄졌다.
탄핵심판 사건이 아닌 사회적 쟁점 관련 헌법소원 사건도 그 달 말이 아닌 초·중순께 선고된 전례가 있다. 낙태죄 헌법소원 사건의 경우 2019년 4월 11일 선고됐는데, 조용호·서기석 당시 재판관이 같은 달 18일 임기를 마친다는 점이 고려됐다. 조 전 재판관은 낙태죄 헌법소원 사건 주심이기도 했다. 다만 이 때는 2019년 3월에 통상의 선고없이 같은 해 4월 11일에 낙태죄 헌법소원과 함께 다른 사건 선고도 진행돼 특별기일 형식은 아니었다.
유 소장 임기가 2주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퇴임 전 추가 선고 가능성은 낮다. 무엇보다 선고를 하려면 심판의 결론을 내기 위해 재판관들이 사건의 쟁점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표결하는 회의인 ‘평의’에서 먼저 정리가 돼야 한다. 또 결정문 작성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할 때 추가 선고에 필요한 일정이 촉박할 수밖에 없다. 유 소장 퇴임 전 사형제 헌법소원 선고는 사실상 어려워진 셈이다.
사형제 헌법소원은 2019년 2월 사건 접수 이후 4년 8개월이 흐른데다 공개변론을 연 지도 1년 넘게 지난 상황이어서 유 소장 퇴임 전 결론 가능성이 거론돼왔다. 특히 최근 ‘이상동기 범죄’로 분류되거나 성폭행을 목적으로 이어진 살인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사형제 존폐 및 집행 여부가 다시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재판관 7(합헌)대 2(위헌) 결론이 났던 1996년 첫 결정 이후 2010년 두 번째 결정에선 5(합헌) 대 4(위헌)로 위헌 의견이 늘어난데다, 현재 재판관 구성을 고려할 때 6인의 위헌 정족수를 채울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1997년 이후 실제 집행되지 않고 있지만 사형은 형법상 가장 무거운 형벌이다. 때문에 사형제가 위헌으로 결론날 경우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는 무기형’ 등 다른 형벌제도 도입 및 집행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법원과 법무부를 포함한 법조계도 헌재 판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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