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60% 넘는 온투업체 2곳

8200만원 대출채권 매각가 ‘1만원’

“8200만원짜리를 1만원 받고 판다?”…헐값에 채권 파는 온투업[머니뭐니]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출처 123rf]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온라인투자연계업권이 연체율 방어를 위해 채권을 헐값에 팔고 있다. 또 투자금이 다 모이지 않자 똑같은 상품을 1년 내내 모집하는 리파이낸싱도 이어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투자금을 회수하기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소수 업체들의 경우 존속을 위협받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온핀테크는 최근 5100만원짜리 부동산담보 채권을 1만원에 매각했다. 지난 5월에도 8200만원짜리 채권을 1만원에 매각했다. 이 핀테크는 지난 9월 기준 부동산담보대출 연체율이 26%에 해당한다.

다온핀테크 관계자는 “금리 인상 이후로 빌라와 같은 부동산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며 “채권을 가지고 있으면 여러 가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동의를 얻고 채권을 매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투업에서 나간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담보로 잡혀있는 부동산 가격도 하락해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게 온투업이 맞닥뜨린 현실이다.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는 수도권에만 해당할 뿐 그외 지역은 아직 반등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온투업의 부동산 담보에는 하락폭이 큰 빌라 등 연립주택이 다수 포함돼있다. 업체로서는 부실이 난 채권을 매각하지 않으면 유지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헐값에라도 채권을 파는 게 유일한 해법인 셈이다.

다온핀테크는 그나마 부동산담보 채권 매각을 통해 연체율을 방어한 사례다. 부산 지역의 온투업체 타이탄인베스트는 부동산PF 연체율이 100%, 부동산담보대출 연체율이 31%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스마트핀테크 역시 16.69%의 부동산담보 연체율을 포함해 총 65.14%의 연체율을 기록하고 있다.

“8200만원짜리를 1만원 받고 판다?”…헐값에 채권 파는 온투업[머니뭐니]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문제는 대출 채권에 부실이 나고, 이를 헐값에 팔아 연체율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밑 빠진 독에 물붓기’ 식의 리파이낸싱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리파이낸싱은 조달한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다시 자금을 조달하는 걸 의미한다. 다온핀테크는 지난 9월 말 기준 29개 부동산 담보에 대해 리파이낸싱을 진행 중이다. 스마트핀테크 역시 리파이낸싱 규모가 15개에 달했다.

한 온투업 관계자는 “부동산담보대출은 담보가 있어 안전할 거라는 건 착각”이라며 “채권 매각과 같은 잠재 리스크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도 없다. 온투업 특성상 개인이 투자금을 회수하고 싶어도 수취권을 다른 누군가가 양수하지 않는 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는 구조다. 제값을 받고 대출 채권을 매각하더라도, 투자금액이 큰 법인이 동의하지 않는 경우 개인투자자에겐 결정권이 없다.

지난 11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해당 사실을 언급하며 “원리금 수취권 양수도 현황을 분석한 결과 개인 투자자들은 없었고, 피플펀드의 기타 법인 투자자의 경우에만 26억3000만원이 거래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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