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장 충돌로 미국의 외교 정책이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특히 우크라이나 지원이 한층 불투명해졌다.
9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의회에 보낸 영상에서 하마스를 러시아와 같은 ‘악’(evil)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마스는 테러조직, 러시아는 테러국가”라며 “본질은 같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전날 수도 키이우 전광판에 이스라엘 국기를 띄우는 등 충돌 직후 즉각 이스라엘을 지지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이 나토에 다시 한 번 이스라엘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자신들과 연결 지은 것은 글로벌 시선이 우크라이나에서 멀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미국 내 우크라이나 지원 피로감이 쌓인 상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240억달러(약 32조원)을 요청했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의 반발을 사고 있다.
급기야 지난달 30일 통과된 45일짜리 임시예산에 우크라이나 지원금은 반영하지 못했다. 더욱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비교적 긍정적이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공화당 강경파에 의해 낙마하면서 우크라이나 지원 열쇠를 쥔 하원은 언제 정상화될지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공격을 받으면서 미국의 군사·외교 우선순위에서 우크라이나가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회원국이 아니지만 이스라엘은 미국의 동맹국이기 때문에 무게감이 다르다.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은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다. 또 이번 충돌로 미국 민간인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적극 대응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충돌 직후 항공 모함을 급파했으며,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엄청난 비극을 목도하고 있다”며 “이는 멀리 떨어진 비극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이 우크라이나 원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내년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행정부로선 이번 무력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는 걸 막는 게 더 시급하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에 대한 불만을 키우던 공화당은 재빨리 이스라엘을 돕는 것에는 찬성했다”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자신들과는 달리 이스라엘을 대하는 미국의 태도에 실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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