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금리 상승으로 비용 커지는데 안전마진 축소
신축 아파트 프리미엄 커진다는 분석도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아파트 분양가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면서, 주변 시세에서 분양가를 뺀 일명 ‘안전마진’이 축소되고 있다. 서울 대다수 신규 분양 단지가 전용 59㎡ 10억대, 전용 84㎡ 13~14억대로 나오면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강남3구·용산을 제외하고는 수 억대 안전마진은 언감생심인 상황이다. 이에 재당첨 제한을 받으면서까지 청약 당첨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분양해 평균 14대 1 경쟁률을 기록한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상대적 고분양가로 청약 당첨자들의 고민을 깊게 했다. 단지 3.3㎡(평)당 분양가는 3963만원으로 전용면적 59㎡가 최고 10억 3000만원, 84㎡는 13억9000만원대였다. 인근 상도두산위브트레지움2차(2016년 입주) 전용 84㎡가 지난달 13억 4000만원에 거래됐고 상도더샵2차(2014년 입주) 전용 84㎡가 지난 8월 12억5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청약으로 큰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성북구에 지난달 분양된 보문 센트럴아이파크는 3.3㎡(평)당 평균 분양가가 3499만원이었다. 전용면적 76㎡ 기준 최고 11억1500만원이다. 이는 주변 단지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분양가로 평가된다. 보문파크뷰자이(2017년 입주) 전용면적 72㎡는 지난달 9억6500만~9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동대문구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는 국민주택으로 공급돼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곳 역시 3.3㎡(평)당 평균 분양가가 3497만원이다. 전용 84㎡ 분양가가 최고 11억68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인근 단지인 답십리파크자이(2019년 입주) 같은 면적이 지난 5월 11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보면 시세와 별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이에 청약 당첨을 포기하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청약에 당첨된 30대 A씨는 “덜컥 청약에 당첨됐는데 분양가도 높고 입지 등도 고민돼 포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도권 청약 당첨자도 “금리가 계속 오르는데 분양가가 너무 높아 대출을 생각보다 많이 받아야 하더라”면서 “앞으로 낼 중도금, 이자 비용까지 고려하면 시세보다 훨씬 비싸 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약이 당첨된 후 계약포기는 해당 청약통장을 사용한 것으로 간주한다. 청약에 재도전하기 위해서는 다시 청약통장에 가입해 납입횟수와 금액을 처음부터 쌓아야 한다. 여기에 청약 종류에 따라 최대 10년의 재당첨 제한도 받는다.
다만 이같은 상황에서도 신축 아파트 수요는 여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파트가 진화를 거듭하는 만큼 그에 따른 비용이 분양가에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신축은 커뮤니티도 풍부하고 갈수록 더 좋아지고 있어 구축과 비교하면 안 된다”라며 “원자재, 인건비를 고려하면 분양가는 앞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높기 때문에 이점을 감안해 마진을 판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공사비가 오르면서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분양가 산정 기준이 되는 기본형건축비도 상승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고시 당시(㎡당 194만3000원) 보다 1.7% 올린 197만6000원으로 지난달 기본형건축비를 고시했다. 기본형건축비는 올해 들어 세 번째 인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