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분당 차량 돌진·흉기 난동사건’ 피해자인 김혜빈 씨(20)가 지난 28일 숨을 거둔 가운데, 유족들은 '묻지마 범죄'에 대한 대책 마련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분노를 나타냈다.
고(故) 김혜빈 씨는 지난 3일 아르바이트를 하고 귀가하던 중 피의자 최원종(22)이 몰고 인도로 돌진한 차량이 치여 뇌사상태로 연명치료를 받아오다 지난 28일 밤 숨졌다.
김씨 어머니는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MBC PD수첩에서 "원망을 넘어서 분노도 생기고 악도 받친다"며 "몇 년 전부터 이런 일이 있었으면 예방을 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지원 방안을 마련했어야 하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그는 "이대로 가면 제2, 제3의 혜빈이 같은 사람이 나올텐데 그때 가서도 이렇게 할 것인가.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들을 계속 억울한 사람 만들 것이냐"며 분노했다.
인터뷰 도중 울음을 터뜨린 김씨 어머니는 "혜빈이 밥도 좀 먹이고 싶고 혜빈이가 좋아하는 디저트도 사다 먹이고 싶다"며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사고 순간에 엄마 아빠 생각했을 텐데 옆에 있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꼭 얘기해 주고 싶다"고 울먹였다.
유족들은 가해자보다 혜빈이가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는지 기억해 주면 좋겠다는 마음에 언론에 김씨의 이름과 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김씨의 빈소가 마련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는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빈소에서 만난 김씨 친구들은 김씨에 대해 "참새같이 말 많고 밝은, 명랑한 친구"라고 회상했다.
한편, 최원종은 지난 3일 오후 5시56분께 수인분당선 서현역과 연결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앞에서 보행자들을 향해 차량을 몰고 돌진했다. 그는 차자 멈춰서자 흉기를 들고 내려 시민들에게 마구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차에 치였던 60대 여성 1명이 사건 발생 사흘 만인 지난 6일 사망한데 이어 김혜빈씨도 뇌사 상태로 치료를 받다가 28일 숨졌다. 이 밖에 시민 12명도 부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