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서울 아파트 매수 1011명→855명

경기, 지방만 전년 대비 매수 증가

시행령 개정으로 외국인 부동산 투심 감소 예상

아파트 쓸어담던 왕서방 힘빠졌네…원화 약세에도 집 쇼핑 줄었다 [부동산360]
서울 시내 아파트의 모습. [연합]

올해 전국 부동산을 구매한 외국인 수가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지만 그 효과가 부동산 매수로 이어지진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또 국토부가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쇼핑에 제동을 거는 시행령을 공포하면서, 향후 외국인 부동산 매수세는 주춤할 것으로 판단된다.

25일 대한민국 법원등기정보광장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서울 아파트를 매수한 외국인은 855명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1011명)보다 줄어든 수다. 외국인 매수자 중 73%는 미국 또는 중국인이었다. 중국인이 413명으로 절반 가까이(48%)를 차지했고, 미국인은 213명으로 전체의 25% 남짓이었다. 전국 아파트 매수로 보면 미국인은 지난해 7월까지 1344명이었던 것이 올해 1287명으로 줄었고, 중국인은 5846명에서 5359명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7월까지 전국 부동산 시장에서 소유권이전등기(매수)를 완료한 외국인은 총 8317명으로 전년(8999명) 대비 7.5%(682명) 줄었다. 서울 외 인천의 외국인 매수도 같은 기간 1683명에서 1303명으로 380명 감소했다. 인천의 경우 지난해 집값 하락이 가장 큰 지역 중 하나였지만, 가격 반등이 나오면서 외국인들의 매수 수요가 쪼그라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경기도와 지방 아파트를 매수한 외국인은 전년 대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75→118), 광주(42→52), 울산(88→104), 세종(21→24), 경기(3423→3483), 충북(282→287), 전남(145→158), 제주(157→169) 등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경기 지역 매수는 평택, 화성 등에 발생할 일자리 수요를 고려해 투자 목적에서 구입을 한 것으로 예상되고, 나머지 지방은 아직 집값 회복이 더뎌 저가 매수세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환율이 전년 동기보다 상승했지만 이에 따른 효과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7월까지 평균 1270원 안팎이었지만 올해는 1300원 초반대를 환율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인의 경우 중국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한국 부동산 매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통상적으로 외국인들의 부동산 매수는 환율 영향을 많이 받지만, 미국인의 경우 강남 부동산 매수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많아 가격적 측면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중국은 현재 중국 경기가 좋지 않아 부동산 매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정부 차원에서 외국인의 부동산 투기를 방지하는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향후 외국인 부동산 매수 심리는 약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21일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공포해 매수인이 국내에 주소 또는 거소를 두지 않을 경우 위탁관리인을 지정·신고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이번 개정에는 국토부가 외국인의 국내 거주 여부와 세대구성 정보 확인을 위한 출입국 기록 및 건강보험정보를 관계 행정기관에 요청할 수 있는 근거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