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보다 2년 넘게 착공 늦어져
미 대사관도 ‘신속 착공’ 요청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서울 용산구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아세아아파트 부지에 공동주택을 짓기로한 부영이 착공 압박을 받고 있다. 이 아파트는 첫 삽을 뜨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미국 대사관 측 설계변경 요구 등이 거론됐으나, 착공이 상당 기간 지연되자 대사관 측에서 설계변경 없이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해달라는 의견을 전한 상황이다.
미 대사관은 최근 서울시를 통해 용산구 아세아아파트 부지 사업시행자인 부영 측에 착공을 서둘러 달라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세아아파트 부지는 한강로3가 65-854번지에 위치한 곳이다. 과거 용산 미군부대와 국군 복지단, 군인아파트 등 군부대 용지로 쓰이다 2001년 특별계획구역으로 결정됐다. 부영그룹은 2014년 국방부로부터 해당 부지를 사들였고, 부지 매입 후 8년 간 서울시 도시·건축 공동위원회 심의와 환경영향평가 등을 마쳤다.
부영은 2021년 2월 용산구청으로부터 특별계획구역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받고 같은 해 5월에는 국토교통부와 주한미대사관이 '주한미국대사관 직원숙소 이전을 위한 부동산 교환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착공만 남겨둔 상황이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2021년 6월 착공을 하고, 내년 6월 준공이 목표였다.
그러나 미 대사관 측에서 설계변경을 요구하면서 시간이 추가로 소요됐다. 새로 짓는 아파트에서 150가구는 공공기여분으로 분류돼 주한 미 대사관 직원숙소로 사용될 예정인데, 대사관에서 비상계단 설치 등 추가 설계변경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 등이 반영 되며 착공이 2년 넘게 밀리자, 미 대사관 측은 설계변경 요구를 철회하기로 했다. 이달에는 착공을 신속히 해달라는 주문을 서울시를 거쳐 시행자인 부영에 전달하기도 했다.
부영은 미 대사관 측 요청을 수용하기 위해 검토한 시간과 그간 발생한 비용에 대한 보상이 이뤄져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부영 측은 서울시에 추가 용적률 확보 등 적절한 설계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 승인과 같은 인허가 절차 등은 완료됐고, 용적률 상향 등 은 정식 요청이 들어오면 규정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검토할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부영은 아세아아파트 부지에 13개동, 지하 3층~지상 최대 32층 규모의 공동주택 969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미 대사관 숙소를 빼면 819가구가 일반분양된다.
특히 아세아아파트 부지는 입지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용산역과 신용산역, 이촌역에 인접한 ‘트리플 역세권’에 일부 가구에서는 한강 조망도 가능하다. 또 현재 용산구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으로, 일반분양이 이뤄질 경우 청약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