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법원이 '서울 신림역에서 여성 20명을 살해하겠다'는 협박글을 인터넷에 올린 30대 남성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전날 미성년자라도 구속하겠다고 밝혔지만, 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이규훈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협박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30대 A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사건의 경위나 내용, 사안의 정도 등에 비춰볼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A 씨는 지난 19일 오후 4시 47분께 '서울 신림역에서 여성 20명을 죽이겠다'는 내용의 협박성 글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다음날 오전 경기도 자택에서 체포됐다.
별다른 직업이 없는 A 씨는 경찰에서 "관심을 받고 싶어서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 씨의 영장을 법원이 기각한 것은 법무부와 검찰의 입장과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보통은 훈방하고 넘어갔겠지만 최근에 검경은 반드시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해서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구속하고 있다"며 "본인에겐 '어려서 그럴 수 있다'는 말이 맞을 수 있지만 검경은 사회를 지키기 위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영장을 기각한 이규훈 부장판사는 "인천 부평 로데오 거리에서 여성만 10명 살해하겠다"는 협박글을 올린 40대 남성에 대해서는 이달 7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살해협박글이라도 일률적으로 구속해서는 안되고, 구속 필요성을 따져 영장을 발부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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