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는 우리에게 생소한 지역이지만 지금부터 약 200년 전 영국과 러시아가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그레이트 게임(Great Game)’이라 불리는 전략적 경쟁을 했던 곳이다.
최근의 상황은 당시의 ‘데자뷔’를 연상케 한다. 중앙아시아는 오랜 시간 이곳에서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해온 러시아, 일대일로 전략을 강화하는 중국, 투르크 경제권으로 형제 국가인 터키, 그리고 미국과 EU(유럽연합) 등 강대국으로 둘러싸인 21세기판 ‘Great Game’의 가운데에 중앙아시아가 놓인 것이다. 당시와 다른 점은 에너지, 제조, 물류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서 자신들이 승자가 되려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의 가운데 있는 중앙아시아와 우리의 협력 확대의 중요성에 대한 3가지 키워드 ‘3E(Export Diversification, Energy Suppply Chain Resilience, Economic & Development Cooporation)’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는 ‘수출시장 다변화(Export Diversification)’다. 중앙아시아는 최근 떠오르는 수출 다변화 시장이다. 카자흐스탄은 대외 경제에 취약한 자원 중심 경제 개선을 위해서 제조 분야 투자 유치와 설비 수요가 높다. 특히 주요 부품소재가 한국에서 수입되므로 수출 기여도가 높은 투자 진출 형태다. 우즈베키스탄도 제조업 육성정책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발전소 건설 및 현대화 수요가 크다. 최근 한국으로부터 높은 수출 증가율을 보이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의 경우 러시아에서 주요 자동차기업들이 철수함으로 수입이 급증한 것이다.
둘째는 ‘에너지 공급망 회복탄력성(Energy Supply Chain Resilience)’이다. 원유, 우라늄 등 기존 에너지산업뿐만 아니라 최근 이차전지 같은 첨단 소부장 산업에 들어가는 소재에 대한 수출 통제 등 공급망 교란으로 다변화된 통상 환경 가운데서 우리 국내 산업의 안정성과 회복탄력성을 위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우리나라 원유 수입국 중에서 비중동지역 국가 중 미국에 이어 2위이며, 전기차 핵심 부품인 이차전지 소재 리튬의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테스트베드 탐사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매장량 기준 세계 2위로 천연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우리의 우라늄 핵심 공급국이다.
셋째는 ‘경제 개발 협력(Economic & Development Cooporation)’이다. 삼성, LG, 현대차 등 대기업의 활약에 힘입어 확고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중앙아시아에 있는 30만명가량의 고려인은 한국과 가교 역할을 하며 현지에 긍정적 이미지를 심는 데에 이바지하고 있다. 국제개발협력(ODA)사업의 중점 협력 대상국에 선정된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의 경우 각종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수요가 많다.
카자흐스탄 옛 속담에는 ‘나무는 뿌리를 통해서 강해지고 사람은 친구를 통해서 강해진다’는 말이 있다. 국제 교류의 중요성이 커져가는 현대사회에서 필요한 말이다.
나무를 강하게 하는 뿌리처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소용돌이 가운데서 중앙아시아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강화하는 파트너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정훈 코트라 알마티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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