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23년 6월, 해외 기술유출 128건…핵심기술 30.4%

1년 새 해외 기술유출 37건…반도체·디스플레이 최다

기술유출 솜방망이 처벌? 무죄율 19.3%에 달해

안철수 “매년 늘어나는 기술탈취…처벌 미미”

올해로 7회째를 맞는 국내 최대 규모의 ICT·과학행사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3'이 27일 대전 카이스트(KAIST) 류근철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강연을 하고 있다. 대전=임세준 기자
올해로 7회째를 맞는 국내 최대 규모의 ICT·과학행사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3'이 27일 대전 카이스트(KAIST) 류근철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강연을 하고 있다. 대전=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해외로 유출된 국가 기술이 총 37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많이 탈취된 기술 분야는 반도체로, 지난해 해외 유출된 반도체 기술 중 20% 이상이 국가 ‘핵심 기술’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술 유출이 국부 유출로 이어지는 만큼 양형 기준 강화는 물론 감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정원으로부터 보고받은 ‘국가 핵심기술 해외 유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총 128개 산업기술이 해외로 유출됐다.

분야별로 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전자·자동차·정보통신·조선 등 국가 주력산업의 비중이 79.6%였다. 반도체(31건)가 1위였고 디스플레이(29건)·전기전자(14건)·자동차(11건)·정보통신(9건)·조선(8건)·기타(26건)가 뒤를 이었다.

적발 기술 중 국가 핵심 기술은 총 39건으로, 전체 유출 기술의 30.4%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반도체(9건)·디스플레이(8건)·조선(7건)·자동차(5건)·전기전자(4건)·정보통신(3건) 순이었다. 조선기술의 경우 유출된 기술 8건 중 7건이 국가 핵심 기술이었다.

지난 2022년 3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최근 1년으로 기준으로 좁히면 37건의 기술 유출이 발생했고, 이 중 3건이 국가 핵심 기술이었다. 가장 많은 기술 탈취가 이뤄진 분야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산업자원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관계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는 조선업보다 기술경쟁이 치열해 더 많은 기술 유출이 이뤄지는 것 같다”며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부진에도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지 않냐. 그만큼 해외에서도 관심이 큰 것”이라고 부연했다.

기술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관련 범죄 양형 기준을 상향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헤럴드경제가 입수한 법무부 ‘기술유출범죄 양형 기준 강화’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기술 유출 범죄의 무죄율은 일반 형사사건보다 높았다. 일반 형사사건의 평균 무죄율은 1% 내외지만 기술 유출 범죄의 최근 4년 간 평균 무죄율은 19.3%였다.

법무부가 안철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년간 한 해 평균 386건의 기술 유출범죄 신고가 접수됐다. 이 중 검찰이 ‘유죄’로 판단해 재판부로 넘긴 사건은 한 해 평균 52건으로, 전체 신고 건수의 13.4%에 불과했다.

21대 국회도 처벌 강화를 위한 법안을 내놓고 있지만 처리율은 현저히 떨어진다. 국회 의안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산업기술 유출’ 관련법은 총 62개 발의됐으나 가결된 법안은 11개였다.

최근에는 ‘사전 예방’에 주목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산업기술 보호 조치를 강화하는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국가 핵심 기술 보유기관을 등록 및 관리, 실태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산업기술의 해외 유출 현황에 대한 국회 보고 의무를 규정했다. 정부가 국가 핵심 기술 해외 유출을 중점적으로 다루기 위해선 법무부, 국정원에 국한된 관리 임무를 산업부까지 넓혀야 한다는 취지다.

안 의원은 “산업기술은 국가안보, 경제이자 미래”라며 “반도체, 전기 전자 등 국내 기업의 핵심 전략 산업 기술 유출 사례가 해마다 증가함에도 산업기술 유출 범죄의 처벌은 여전히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산업기술 보안설비 구축과 컨설팅 그리고 국민의 인식 전환을 통한 국내 기술보호가 시급하다”며 “산업기술유출방지법 개정뿐만 아니라 정부의 예산 편성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검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ewk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