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 매도자 셋 중 하나는 2030

7월 서울 집합건물 매도자 중 2030 17% 달해

올해 초 10%에서 꾸준히 늘어

빚내 집샀던 김대리도 손절매…집값 뛰자 2030 영끌족 서둘러 팔았다  [부동산360]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대규모 대출을 일으켜 아파트를 사들였던 2030 투자자들이 금리상승에 따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주택 매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매도세는 집값 급등기에 청년층들의 매수세가 크게 늘었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에서 높은 비율을 보였다.

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시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매매)를 신청한 매도인은 904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9세부터 30세까지 2030은 1544명으로 전체 매도인의 17%에 달했다.

올해 1월 10.9%였던 2030 매도 비율은 2월 14.6%, 3월 16.5%, 4월 16.4%, 5월 16.7%, 6월 17.2%로 꾸준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2030 영끌족들의 성지로 대표되는 노도강은 이 같은 매도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7월 전체 매도자 중 2030 비율은 노원은 25.3%, 도봉은 34.5%, 강북은 27.8%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반면 강남은 12.9%, 서초는 8.5%, 송파는 13.9%로 강남3구는 서울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매도 배경에는 대폭 상승한 금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이은 금리 인상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동반 상승하며 원리금 상환 등 이자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주택학회장인 김진유 경기대 스마트시티공학부 교수는 “과거 집값이 급등하던 때 대출을 끌어모아 집을 샀던 젊은층이 이자부담에 생활비까지 압박받으며 집을 처분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거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자각에서 나온 매도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30 세대들이 집을 처분하는 데는 최근 아파트 가격의 오름세도 한몫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올해 초에도 이자에 대한 부담은 높았지만 거래량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만족스러운 가격이 형성되지 않아 아파트를 팔지 못하던 집주인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나타내자 본격적인 매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거래를 살펴보면 노원구 중계주공5단지 아파트 전용 44㎡의 경우 올해 초 4억원까지 내렸던 것이 이달 5억500만원까지 올라와 있다.

김 교수는 “최근 들어 서울 집값이 회복세를 보이며 시세차익을 보고 현금화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과도한 주거비를 줄이고 미래를 위한 투자자금을 마련하려는 젊은층이 늘고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