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여자월드컵 개최지 호주여행②
[헤럴드경제(호주 애들레이드)=함영훈 선임기자]보통 호주하면 떠오르는 도시는 멜버른, 시드니, 브리즈번, 퍼스 정도다. 남호주의 거점, 호주의 다섯번째 대도시 애들레이드는 사실 생소하다.
애들레이드는 도시 형성 과정이 독특하다. 시드니는 영국 식민지 개척의 첫 지역이자 본국 유배자들의 첫 터전이었고, 멜버른은 호주 ‘골드러시’ 국부 창출의 시발점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다.
이에 비해 애들레이드는 다양한 민족의 이주민이 이사 와 모인 후발 도시이다. 여기에 영국의 간섭을 거의 받지 않는 호주 내 첫 자치 도시였다다. 또 철저한 계획 도시, 자치 도시였기에 원주민과 다양한 대륙 출신의 이민자들이 공존하는 다문화 존중의 역사가 길다.
‘살기좋은 도시’ 글로벌 평가(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 2021)에서도 애들레이드는 스위스와 호주의 경쟁 도시를 제치고 세계 3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다른 대도시에 비해 때묻지 않은 순수함, 협력 속에 새 땅을 개척하면서 얻는 지혜가 돋보인다. 조상들은 다 다르지만 맥라렌베일 와이너리 주인 벤도, 남호주 최고의 레스토랑 ‘보타닉’ 홀매니저 아이마도, 호주에선 미슐랭 보다 더 권위있는 ‘3Hat’ 보유자 저스틴 제임스 감독 셰프도 그랬다,
애들레이드는 면적이 서울의 3배 정도인데, 인구는 8분의 1 수준인 125만명 밖에 안돼 생활 환경이 여유롭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상대방을 존중하는 습성이 몸에 뱄기 때문에 인심이 좋다.
애들레이드는 또 호주 횡단 철도의 출발점으로서, 교통 요지이다. 도시명은 19세기 영국 국왕 윌리엄 4세의 왕비 애들레이드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주 도시측량국장 윌리엄 라이트 대령이 바다로부터 10㎞ 가량 떨어진 토렌스강을 도시의 중심으로 삼아 물 걱정 없는 생활 터전을 만들었다. 다른 도시들처럼 ‘해안 만능주의’에 빠지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도시 건설 초기부터 모든 이민자들은 종교, 출신지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시민 기본권을 가질 수 있었다. 애들레이드는 본국 죄수들의 유배 도시라는 오명을 듣지 않는 유일한 도시이다. FIFA 호주 여자월드컵 축구 경기장에서 한국을 응원하던 호주의 한 셀럽은 “빠른 시일 내에 애들레이드에 집을 살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애들레이드는 선비들이 살던 최고의 청정지대 한국의 괴산, 대학과 주민의 유대 관계가 좋은 미국의 오스틴 등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대체로 친하게 지내는 외국 도시들은 청정 생태 지역이거나, 지혜로운 생활 문화가 발달한 곳이라 눈길이 간다.
■FIFA 여자월드컵 계기, 호주 애들레이드-탕갈루마-브리즈번 여행, 글싣는 순서
▶2023.8.7. ①포근하게, 짜릿하게..애들레이드의 매력 ②애들레이드, 첫 다문화 자치도시의 정감 ③애들레이드 남호주 오션로드 700㎞ 비경
▶2023.08.13. ④예술축구 이긴 호주 예술, 유럽에 기죽지않은 이유
▶2023.08.15. ⑤호주에선 왜 남호주 와인만 강세일까..벤 농가의 하루 ⑥애들레이드 힐스 로프티 고택이 주는 작은 평화 ⑦남호주 해상마차 타봤니..코알라 안아주기는?
▶2023.8.17. ⑧탕갈루마 야생 돌고래 먹이주기 감동여행 버킷리스트 ⑨K-드라마 같은 탕갈루마 야생돌고래-인간 40년 우정 ⑩퀸즈랜드 탕갈루마 바다 15척의 난파선, 보물선? ⑪탕갈루마섬 사막 질주, 펠리칸 대화..BTS 아미도 ⑫퀸즈랜드-탕갈루마, 우영우 혹등고래 가장 역동적
▶2023.8.20. ⑬브리즈번 ‘퀸즈워프’와 올림픽 준비 현장 가보니.. ⑭브리즈번 강남스타일- 사우스뱅크 르네상스 ⑮브리즈번 스토리대교, 낮엔 오르고, 밤엔 취하고.. (16)파란만장 보타닉과 더 밸리의 나이트 피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