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호 기자]초전도체 관련주들이 뉴스 하나에 울고 웃는 ‘민감한’ 장세를 보이다 결국 급락 마감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서 덕성은 전날보다 5.26% 내린 9180원에 장을 마쳤다. 서원은 14.64% 하락한 189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신성델타테크와 모비스는 전날 대비 각각 24.65%, 28.30% 급락 마감했다.
신성델타테크는 이날 단기과열종목 적용을 받아 30분마다 단일가로 거래되고 있다.
덕성과 모비스는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으며, 이미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서남은 전날도 상한가까지 올라 4일 하루 동안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이날 오후 한때 덕성과 서원은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가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의 진위에 대해 "한 달쯤 후 여러 내용을 종합해 발표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히면서 반등하기도 했다. LK-99 명칭은 퀀텀에너지연구소의 이석배와 김지훈 연구진의 성 이니셜 L·K와 1999년이라는 연도를 결합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은 퀀텀에너지연구소와 지난 5월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활용한 박막 증착 기반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 물질에 대한 분석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도 있었다.
박 부총장은 이 물질이 상온 초전도체가 아니어도 기존 소재들이 갖는 특성을 능가한다면 활용도가 있다는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초전도체 관련해 많은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하면서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NYT는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 과학자들로부터 제공 받은 자료가 설득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질이론센터의 산카르 다스 사르마 박사는 “초전도체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리기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논문에 나온) 이 데이터는 매우 추정적이며 확실하진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정도로 엄청난 주장은 매우 조심스럽게 검토돼야 한다”며 “‘승리 선언’을 하기 전에 독립적인 집단들이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 LK-99를 구현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도 했다.
전날 상한가를 찍는 등 고공행진했던 초전도체주는 한국초전도저온학회가 “LK-99을 상온 초전도체라고 입증하기엔 부족하다”고 한 소식이 전날 정규장 마감 이후 전해지면서 시간외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초전도체는 전기저항이 0인 물질을 말한다. 전기저항이 0이라는 건 에너지 소모가 없다는 뜻이다. 상온 초전도체가 실존한다면 자동차 산업에서는 전기차의 효율성이 극대화되는 등 일대 혁신이 이뤄지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전기차에 탑재되는 모터의 효율성이 극대화돼, 지금보다 훨씬 작고 가벼운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