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1. 경기 수원에 살고 있는 직장인 정수일(36) 씨는 지난 달 26~27일 업무 시간 중간중간 스마트폰으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들여다보느라 업무가 손에 잡히질 않았다고 한다. 이날 급등락을 거듭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던 2차전지 소재주에 투자하진 않았지만, 자신이 보유한 주식까지 투심 악화로 하락세를 탔기 때문이다. 정 씨는 “주식에 큰 돈을 투자하고 있진 않지만, 하도 2차전지 관련주가 급등락을 거듭한다는 이야길 듣고 불안해서 MTS에서 눈을 떼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2. 서울 서초구에 살고 있는 직장인 강세주(45) 씨는 최근 한 달간 스마트폰으로 MTS를 구동해 자신이 들고 있는 주식의 수익률을 확인하는 낙으로 살고 있다. 연초 투자한 포스코홀딩스 주식의 수익률을 보면 지친 일상 중에도 힘이 나기 때문이다. 월말 주가가 출렁이던 상황엔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주가 차트를 확인하느라 사실상 MTS를 켜놓고 있다시피 했다는 것이 강 씨의 설명이다.
지난 7월 한 달간 국내 증시를 휩쓴 2차전지 투자붐으로 인해 MTS에 접속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KB·NH투자증권 5개사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 평균은 약 86만명이었다. 이는 지난 6월(76만명)보다 12%가량 늘어난 규모로, 각 증권사의 MTS에 접속하는 이용자가 하루 10만명씩 많았다.
지난 1월 59만명 수준이었던 이들 5개사의 평균 DAU는 지난 4월 75만명대를 기록한 이후 6월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왔다.
올해 급등세를 지속해왔던 2차전지주들이 지난달 급락과 급등을 오가며 혼란스러운 주가 흐름을 나타내자 투자자들이 제각기 매수와 매도에 나서면서 MTS 이용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개인 투자자의 2차전지 종목 거래대금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지난달 개인의 에코프로 누적 거래대금은 26조3000억원으로 전월(11조1000억원)의 2.4배 수준이었고, 에코프로비엠 거래대금은 20조2000억원으로 전월(3조1000억원)의 6배 이상으로 뛰었다.
포스코홀딩스 역시 지난달 개인 누적 거래대금 24조8000억원으로 전월(4조1000억원)의 6배가 넘는 수준이었고, 포스코퓨처엠도 11조4000억원으로 전월(3조3000억원)의 3배를 넘겼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지난달 이용자들이 MTS에 접속해 머무른 시간도 과거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난달 증시 거래대금도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7조174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이 27조원을 넘긴 것은 2021년 8월(27조4532억원) 이후 처음으로, 지난 6월(19조1235억원)과 비교해 41% 급증한 수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