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시장에서 소외됐던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올 2분기 시장 기대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둔 데다 과열된 2차전지 대안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목표주가를 100만원을 넘겨 올해 에코프로에 이어 두 번째 황제주에 등극할지도 관심이 모인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8월 1일까지 ‘KRX 바이오 K-뉴딜지수’는 6.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SK바이오팜·SK바이오사이언스 등 제약바이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7일 동안 유한양행(13.7%), 에스디바이오센서(9.5%), 삼성바이오로직스(8.1%), 셀트리온제약(7%) 등이 올랐다. 이 기간 KRX300 헬스케어(5.1%), KRX 헬스케어(4.4%)도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주요 바이오 종목들을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도 수익률도 호조를 보였다. 같은 기간 ‘TIGER KRX바이오K-뉴딜’도 5% 올랐다. 이 ETF는 SK바이오로직스(구성 25.6%), 삼성바이오로직스(24.9%) 등을 비중 있게 담아낸다. 특히 두 기업은 지난 1일에만 각각 5.6%, 4.7% 오르는 등 상승세가 뚜렷하다. 코스피·코스닥 바이오주 48개에 분산투자하는 ‘KODEX바이오’도 전주 대비 4.7% 올랐다.
기관과 외국인도 제약·바이오주를 사모으고 있다. 지난주부터 기관 순매수 상위 3위에 삼성바이오로직스(순매수액 719억5900만원), 9위 유한양행(516억6600만원)이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이 많이 산 바이오주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10위·순매수액 896억9300만원)다. 이 밖에도 셀트리온(177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151억원), SK바이오팜(141억원) 순으로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반도체2차전지주에 가려 소외됐던 바이오주가 올 2분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헬스케어 기업들의 실적발표 진행도(시가총액 기준)는 현재 69% 수준으로 마무리 중인데, 이들은 시장 기대치를 11% 웃도는 성적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유한양행, 종근당 등이 대표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와 반도체의 그늘에서 주목받지 못하던 소프트웨어와 헬스케어 종목들이 오르면서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견인했다”고 주목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아직도 고금리 시기라 조심스럽긴 하지만 제약·바이오주 중에서도 유망 종목을 고를 수 있는 시기에 접어들었다”며 평가했다.
특히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증권가는 최대 115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00만원을 넘긴다면 올해 에코프로에 이어 두 번째 황제주에 등극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1조5871억원, 영업이익 445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공장부터 3공장까지의 매출액만으로 이런 성장을 이끌어낸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라며 “4공장 실적이 반영되는 3분기부터는 늘어난 비용을 매출과 영업이익이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급 상황도 긍정적이다. 하태기 연구원은 “신약개발기업인 유한양행과 SK바이오팜으로 시장 수급이 집중되면서 전체 제약바이오주에도 긍정적인 시너지가 발현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