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선 43도 폭염에 병원 마비
유럽·미국도 폭염 '신기록'
7월 초입 한국도 무더위 시작
온열질환 사망자 증가 추세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전례 없는 폭염에 신음 중이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40도가 넘는 날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도에서는 기록적 폭염에 사망자가 속출했다. 7월에 들어서면서 올해 여름 역대급 폭염이 찾아올 거란 두려움도 커졌고, 이는 이미 현실이 됐다. 8월도 역대급 폭염을 대비해야 할 형편이다.
평년 대비 극심한 폭염 상황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인도다. 지난 달부터 기미를 보였다. 그 달 26일 CNN 방송은 최근 인도 일부 지역 기온이 섭씨 47도까지 오르며, 온열 질환으로 인해 44명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인도 북부 지역에 환자·사망자가 늘면서 병원도 포화 상태가 됐다. 한 병원에서는 54명의 노인이 최근 폭염으로 한꺼번에 사망한 뒤, 영안실이 가득 차기도 했다. 영안실이 차면서 몇몇 가족들은 가족의 시신을 집으로 가져가야 했다.
인도 외에 다른 나라에서도 평년을 웃도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8일 멕시코에선 폭염으로 저수지가 바짝 마르며, 그 아래 지어진 16세기 케출라 교회 모습이 드러나기도 했다. 케출라 교회가 완전히 드러난 건 20년 만이다. 스페인 남서부 안달루시아지역은 최근 최고 기온 43.8도를 기록했으며, 이 지역에서 폭염으로 40대 남성이 사망했다.
태국에도 지난 4월 14일 체감온도 54도라는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왔다. 당시 최고기온은 45.4도로 태국 역대 최고 기온을 바꿨다. 태국 기상국에 따르면 체감 온도가 41~54도 수준일 때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열사병 위험이 있으며, 54도가 넘으면 열사병 위험이 매우 높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태국은 올해 가뭄을 예상하고 있다. 당시 태국 기상국은 문제의 폭염이 저기압과 엘니뇨 현상, 건기가 맞물려 나타나고 있어 6월부터 더위에 이어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태국 기상국이 지적한 엘니뇨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따뜻해지는 현상을 뜻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4년 만에 엘니뇨 현상이 돌아올 예정이다.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면 폭염이 평년보다 길어지고 수증기가 증가해 열대야나 폭우가 올 가능성도 있다.
덥고 습한 날씨가 여름 내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장마철 내린 강수량으로는 50여 년 사이 세 번째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장마가 시작한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24일까지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은 641.4㎜였다. 이는 지난 1973년 이후 장마철 전국 평균 강수량 중 상위 3위에 해당한다.
한국도 7월에 접어들며 바로 무더위가 시작됐다. 지난 1일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령된 가운데, 경기와 강원, 충남, 경북 일부 지역엔 올해 첫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폭염경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평년보다 더웠던 올해 봄 기온을 고려하면 여름 무더위도 더욱 심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기상청이 지난 달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봄 전국 평균기온은 평년 봄 평균기온보다 1.6도 높은 13.5도 1973년 관측 이래 전국 평균기온으로는 제일 높았다.
폭염에 따른 사망·부상자 우려도 나온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피부 온도가 36도 정도 되는데 혀바닥이나 겨드랑이 등 온도가 높은 신체도 포함이라 통상 35도 됐을 때 신체에 무리가 간다고 판단한다”며 “그래서 폭염경보가 35도다.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건강에 무리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특히 평년보다 일찍 더위가 찾아오며 국내 온열질환 사망자도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일찍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 국내 온열질환자는 사망자 1명을 포함해 9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과 비교하면 10여명 정도 환자가 늘었다. 특히 지난 주말이던 29~30일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무려 12명이나 나오며 과할 만큼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강한 엘니뇨가 발생할수록 지구 기온도 올라간다.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으면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많이 오고 중부지방은 더울 것”이라며 “폭염은 매년 상황이 심해지고 있는데 올해는 인도를 시작으로 동남아, 서울 순으로 폭염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